[최은서의 영화 칼럼] 끝나지 않는 차별

 

 

“넌 착하고 똑똑하고 소중해”- 영화 ‘헬프’ 중 에이블린의 대사

 

우연히, 그것도 필자가 문학 수업에서 콘텐츠 분석을 위해 본 영화인 ‘헬프’는 지금 이 시점에 재조명되어야 하는 영화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본 영화는 2011년도에 개봉되어 약 10년 가까이 된 영화지만 아직 ‘헬프’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현재 2020년까지 미치지 않은 것 같아, 그 메시지를 칼럼으로 직접 다시 알리기 위해 영화 '헬프'를 선정하게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1911년 피커스 농장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 에이블린의 목소리로 영화가 시작된다. 가정주부로 살아온 에이블린은 지금까지 맡아온 백인의 아이만 17명. 정작 에이블린은 자기 아들을 4년 전에 잃고 남의 아이만 키워 왔다. 에이블린의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유는 공사장에서 일 하다가 추락했는데 그걸 본 백인들이 그녀의 아들을 트럭 짐짝에 싣고 흑인의 병원 앞에 던져둔 채로 경적만 울리고 떠났기에 치료 시기를 놓친 아들은 결국 에이블린의 집 소파에서 눈을 감았다.

 

 

이런 영화의 내용은 최근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5월 25일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결국 사망까지 이르렀던 사건으로 사건 장소인 미니애폴리스는 지금까지도 흑인 차별 반대 운동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이 더 주목받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대다수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것이 흑인이었으며, 그런 과잉진압에도 경찰들은 큰 징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1960년이 배경인 흑인의 차별 모습을 담았지만 약 60년이 지난 2020년도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 지속하여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52348&cid=43667&categoryId=43667)]<

 

이 영화에서 흑인 차별의 모습을 더욱 극대화해서 보여준 매체는 변기였다. 영화 중 힐리라는 백인의 집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 미니는 백인의 변기를 썼기에 해고를 당했다. 또한 에이블린이 일하는 집의 백인 셀리아는 힐리가 흑인 가정주부의 화장실을 밖에다가 따로 만들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을 듣고 에이블린의 화장실을 1평이 채 되지 않는 통으로 밖에다 만들어 준다. 영화에서 흑인의 인권은 전혀 존중되지 않고 유색인종은 병이 옮는다는 취급을 해왔다.

 

 

이런 흑인차별은 단순히 개인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 흑인 차별이 지속하여 온 문제점도 있지만, 당시의 사회는 흑인이 백인에게 이유 없이 총을 맞아도 이상할 것이 없었고, 영화에서는 흑인이 총을 맞고 죽었다는 뉴스를 들은 버스 기사는 자신에게 피해가 끼칠까 봐 흑인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남은 백인들을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당시 소수민족강행 명령이라는 책자로 합법적으로 흑인을 차별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미니의 파이(자신의 배변을 넣어 백인을 골탕 먹이기 위해 만듦)와 같은 일화로 희극적인 면모도 많이 보여주지만, 나는  그들이 겪은 차별이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모아 백인 스키터가 ‘The Help’라는 책을 발행하면서 흑인들에게 한 번 더 용기를 낼 희망과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았던 흑인 가정부에 대한 시선도 제공해주면서 영화가 끝난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차별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모두 착하고 똑똑하고 소중하다. 우리가 모두 소중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차별이 없어야 하지만 그 차별을 없애는 것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또한 인종차별이 발생한 데 있어서는 인종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빌미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영화 ‘헬프’ 명대사

 

“용기란 육신이 연약해도 옳은 일을 하는 것”

- 영화 중 목사님의 설교

 

“내 삶이 어떤지 그전엔 아무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진실을 말한 후에 난 자유로워졌다.”

- 영화 중 에이블린의 마지막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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