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의 문화 칼럼] 전통문학의 저널리즘과 현주소

 

보편적인 관점에서 저널리즘과 문학은 애당초 궤를 달리한다는 해석이 다반사다. 문학적 글쓰기의 접근 방식과 저널리즘적 글쓰기의 접근 방식은 집필 의도에서부터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문학은 작가의 상상 또는 창의력 등 주관적인 개인의 감상과 감정을 요구하는 반면 저널리즘적 글쓰기는 필자의 의지개입 없이 단순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 보도하는 데 의의를 둔다. 하지만 극명하게 성격이 다른 문학과 저널리즘을 무 자르듯 구분 지어 예단하는 것에는 한계점이 있다.

 

문학과 저널리즘이 같은 글이라는 범주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과 같은 작품을 일례로 들 수 있겠다. 전직 기자로 활동했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작품에서는 저널리즘 형식의 다소 사실적이고 꾸밈없는 건조체들이 많다. 이렇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나열한 문장들이 문학적 성격에 맞지 않아 작품성을 떨어뜨리는가. 전혀 아니다. 헤밍웨이의 기교 없는 문장은 오히려 작품의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발현 시키는데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노인의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저널리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위와 같이 사회 현상에 대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는 문학 작품은 앞에서 언급한 작품 외에도 상당히 많다. 문학 작품과 당대의 사회환경은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학 중에서도 저널리즘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 많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별주부전, 바리데기 같은 전통문학 작품들도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권력자의 지배력과 위계질서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남성 중심사회에서 여성의 영웅적 면모는 여성성으로밖에 판단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비판 등 전통 문학작품 속 사회 문제는 현대사회의 문제점과 맥을 같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저널리즘적 요소를 접목시킨 작품들을 단지 과거의 산물로만 취급하지 말고 후손들에게 계속해서 알리고 이를 컨텐츠화 시켜 국외로도 알릴 가치가 있다.

 

 

쌍방향 의사소통, 1인 방송 등 대중매체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시점이 우리나라의 전통문학을 전파 시키는데 최적화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에 창작되었으나 현재에도 다룰 가치가 있는 사회 문제를 다룬 고전 문학들을 활용해 컨텐츠를 제작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에 문외한 외국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전통문학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현재 한국 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 K-pop 시장이라는 것을 견주어 봤을 때 국내외적으로 인지도를 겸비한 유명 아티스트들이 예능이나 팬들과의 쌍방향 방송에서 전통 문학작품을 활용해 컨텐츠를 제작하면 파급력이 정말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전통 문학이 시사하는 화두를 현대사회의 문제점에 적용하여 해석해보면 참신한 해결방안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퇴보하고 있는 과거 문학 작품들을 세계화 시키는 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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