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의 풋볼파나틱] 팀의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가 데뷔골을 넣는다는 것은

한국 축구의 뿌리, 프로축구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

 

" 포항스틸러스 최초의 1800득점 그 주인공, 19세 고영준입니다! "

- 2020년 8월 8일 K리그1 포항-광주 경기에서 터진 포항 고영준의 득점에 대한 캐스터 코멘트 中 -

 

지난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광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R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고영준이 경기 막판 득점을 기록하며 포항과 광주는 1 -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 경기로 포항은 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고, 신인 고영준이 성인 무대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특히 이 득점은 포항의 팀 통산 리그 1800호골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이번 고영준의 득점이 특별한 이유는 포항의 팀 통산 리그 1800호골인 점도 있겠지만 이 득점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고영준이 포철초-포철중-포철고로 이어지는 포항 스틸러스의 유소년 시스템을 모두 거치고 프로팀에 입단한 '성골'(흔히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 전 과정을 거치고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를 신라의 골품제에 빗대어 완벽한 성골 선수라 칭한다)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뿌리 유소년 시스템

그렇다면 K리그 구단들이 유소년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K리그 전 구단은 유소년 팀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한다>라는 지침도 이에 크게 작용했겠으나,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이유는 직접 선수를 육성하고 프로팀에 좋은 선수를 기용하기 위해서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듯이 구단이 유소년 시스템에 공들여 투자를 한다면 좋은 선수들이 탄생하기 마련이다. 또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유소년팀 운영은 프로구단에게 큰 도움을 준다. 프로팀 유스에 소속된 유소년 선수들도 그 프로팀에 소속감을 느끼기 마련인데, 이는 그 선수의 주변까지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이러한 지역 밀착을 통해 프로팀은 입장권 등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데뷔골의 가치

따라서 유소년팀 출신 고영준의 데뷔골은 포항 구단에게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일단 고영준이 득점하며 팀이 패배하는 것을 막았기에 가장 본질적이라 말했던 '직접 선수를 육성하고 프로팀에 좋은 선수를 기용하기 위해서'에 일차적으로 도달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유소년 출신 선수들이 프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구단은 더욱 적극적으로 팀의 유스 출신들을 리그 경기에 기용한다. 여러 선수가 기용된다면 유망주를 포함한 전국의 유소년 선수들은 "저 구단 유소년팀으로 간다면 프로에서도 중용 받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해당 구단으로 선수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해당 구단에는 계속해서 좋은 선수들이 프로에 입성하며 선순환적 구조를 갖추게 된다. 포항 구단과 포항의 고영준으로 예시를 들었지만 위의 내용은 K리그 모든 구단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신예의 탄생을 기다리며

흔히들 유소년 선수들은 프로팀의 볼보이를 맡으며 프로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워간다고 한다. 현재 K리그에서 현 소속팀의 유소년팀 출신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부산의 권혁규, 이동준, 수원의 이종성 등이 있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제 2의 고영준, 이동준과 같은 K리그에서의 새로운 로컬 보이 탄생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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