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의 의약 칼럼] 제 대변을 드리겠습니다

이 칼럼의 제목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대변을 왜 주는 거야?', '그걸 바는 사람이 있어?', '더럽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 칼럼의 제목만 보고 읽기 버거울 수 있다. 특히 식사 시간이라면 더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뒤에 이어지는 기사 내용을 읽고 나면 대변에 대한 자기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리라 생각한다.

 

 

대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바뀌기 위해서는 우선 장내 미생물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된다. 장내 미생물은 생명과학계와 의약계가 모두 관심이 있는 분야로서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장내 미생물은 소화기관과 면역체계뿐만 아니라 심지어 신경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어 감정에도 관여한다..(참고 : 나는 미생물과 산다, 김응빈) 그리고 지금도 정신학적, 심리학적, 의학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다

 

위 문단의 내용을 보면 장내 미생물은 인체와 많이 복잡하게 엮인 듯 보인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에 대한 개념은 무엇보다도 간단하다. 바로 장 속에 있는 미생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장 속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을 포함한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이 미생물들의 분포가 우리 몸의 소화불량과 면역력 약화 등을 좌우한다.

 

이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 바로 대변 이식술이다. 대변 이식술은 건강한 사람의 장에 있는 미생물을 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장에 이식 시켜 장내 환경을 바꿔주기 위한 치료법이다.(인용 : 나는 미생물과 산다, 김응빈)  대변 이식술은 그 자체로는 어렵지 않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정제하여 환자의 장에 주입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건강한 사람의 장에 있던 미생물이 환자의 장으로 이동하여 건강한 장내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아직은 대변 이식술이 활발하게 치료법으로서 쓰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변은 쉽게 말해 찌꺼기들의 모임이므로 '건강한 똥'을 찾기란 굉장히 어렵다. 헌혈 기증자 찾는 것보다 대변 기증자 찾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자신의 장이 좋지 않더라도 아무 대변이나 받을 수 없고, 선별된 '건강한 똥'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참고 : 나는 미생물과 산다, 김응빈)

 

대변 이식술은 국내에서도 낮은 비율이긴 하지만 장 질환 치료를 위해 환자들에게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오픈바이옴(미국), 골드바이옴(대한민국) 등 대변 은행을 운영하여 기증받은 대변을 보관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많은 연구에서 대변 이식술은 장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이며, 글의 앞부분에서 언급했다시피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사람의 장 속에 사는 미생물을 주입하는 시술인 만큼 그 위험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대변 이식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만큼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시술이며, 국가에서도 대변 이식술과 관련된 지원과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장내 미생물과 대변 이식술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펼쳐져 안전한 대변 이식술이 이루어질 수 있길 소망한다. (인용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29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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