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의 책 칼럼 4] 스프링 벅이 되지 않기를

[스프링 벅] 은 연극부 동아리에 든 고등학생이 동준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입니다. 이동준은 작은 아빠에게서 자신의 형이 사고를 당했단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이동준의 형, 이성준은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당연한 듯이 일류대에 붙었습니다. 동준의 작은 아빠는 동준을 영안실에 데려가고, 동준은 형의 죽음을 알게 됩니다. 동준은 학교가 끝나고 망설이다가 연극부에 갑니다. 이번에 하는 연극은 국어 시간에 그의 선생님이 해준 양 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구성한 [스프링 벅]입니다. [스프링 벅]의 주인공인 이동준은 작년 학기말 국어 시간을 회상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핵심 내용이 나오게 됩니다. 손장하 선생님은 칠판에 풀이라는 글씨를 쓰며 말했습니다.


"스프링 벅이란 양들은 평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아주 이상한 습성이 나온다고 해. 무리가 커지면 맨 마지막에 따라가는 양들은 뜯어 먹을 풀이거의 없게 되지. 뒤의 양들은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앞의 양들은 또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앞으로 나아가게 돼. 그렇게 정신없이 뛰다가 마지막으로 해안 절벽에 다다르고 어쩔수 없이 모두 바다에 뛰어들게 되지. 너네는 대학생이 되기 위해 사니? 지금이순간 순간이 너희들의 삶이야.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풀을 뜯어 먹으라고. 풀, 맛있는 풀!"


이 책은 입시 경쟁에 내몰려서 남보다 앞서는 것에만 혈안이 된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스프링 벅에 비유하면서 청소년들이 스프링 벅이 되지 않기를 은연중에 권고합니다. 이동준은 스프링 벅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연극을 통해 슬픔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한국은 입시경쟁 사회라는 이야기를 빈번히 듣습니다. 저는 실제로 그 말에 대해서 강하게 동의합니다. 사람들은 입시를 통해서 사람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서울에 위치한 명문대학교를 재학한 사람과 지방대학교를 재학한 사람의 대우가 다르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모두 평등하다고 교육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요.


수많은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한국의 입시에 지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입시 때문에 결코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스프링 벅] 속 동준이의 형처럼 말입니다. 쉬지도 않고 달리는 일은 우리가 신도, 공부만 하는 기계가 아닌 한낱 인간이므로 하기에 힘든 일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과 피로도를 홀로 주체하기에는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동준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을 나무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공부해 어른이 되어서 명문대 학교만 졸업하면 무조건 행복하기만 할까요? 아니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이들이 학창시절 동안 쉬지 않고 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하고 인생의 친구를 갖지 못한 점에 대해서 괴로워하고 있으니까요. 결국,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 아닙니까? 애석하게도 공부만 한다고 해서 행복을 가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어느날 그간 열심히 해왔던 공부를 못했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다음날에 어제 못했던 공부량까지 더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누구에게나 뇌를 식힐 시간과 신체에 휴식을 주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한국의 학생들이 인간답게 주위를 둘러보며 쉬는 시간도 가지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게 알맞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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