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의 환경 칼럼] 의류 폐기물, 이대로 괜찮을까

의류 폐기물, 이대로 괜찮을까

멀쩡한 새 옷을 팔지도 않고 모두 폐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많은 사람이 놀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는 이미 다양한 의류 브랜드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이다. 다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을 세일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은 의류 브랜드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재고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폐기 처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팔지 못한 재고 상품의 경우 자금회전을 낮추고, 권리 비용이 높아지게 하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완성품의 원단 불량, 제봉 불량 등 다양한 사유로 판매하기 어려운 제품이 생산될 경우에도 의류를 폐기 처분하곤 한다.

 

2018년 명품 패션 브랜드 중 하나인 “버버리”가 약 422억 원에 달하는 재고 상품을 폐기 처분했다는 사례도 있다. 특히나 버버리와 같은 경우 5년간 누적 약 1330억 원에 달하는 상품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폐기한 것으로 밝혀졌었는데, 이처럼 대부분의 의류는 소각을 통해 폐기 처분된다. 의류 폐기물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소재가 섞여 있기 때문에 소각 과정에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2018년 연합 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1년간 30억 점에 가까운 의류가 폐기처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인용: https://www.yna.co.kr/view/AKR20180911134200009?input=1195m) 그 많은 의류들은 중고 판매 업체에 브랜드명을 가린 채로 재판매 되거나, 폐기 처분된다. 폐기 처분되는 의류의 양이 얼마나 많을지, 그리고 그 의류들이 환경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심각할지 생각해본다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물건에 대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의류 폐기물의 발생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패션의 유행이 짧은 주기로 바뀌게 되는 현재의 분위기 또한 과잉 생산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업체들은 안정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스테디셀러 및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아이템의 종류를 더 다양하게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대부분의 의류를 친환경적으로 폐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팔다 남은 의류에 새로운 장식을 붙이거나, 리폼을 하는 등으로 재판매를 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류 브랜드에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들이 그처럼 브랜드 가치를 지키느라 환경에 막대한 손실을 주게 된다면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는 특정 조직의 이익을 보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 보다도 환경 보호를 우선으로 해야하는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 왔다. 의류 소각 및 처분과 그에 관련된 환경 문제도 그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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