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의 문화 칼럼] 유교 윤리가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미친 영향

1392년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며 유교 사상을 통해 새로운 이상사회를 구현하려 했고, 당시 지배계층이었던 사대부는 우리 삶을 지탱하는 힘으로써 유교적 이념을 인식하였습니다. 이런 유교적 이념은 당시 사회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수 세기가 흐른 지금도 우리에게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유교 윤리에서 중히 여기는 내용을 짚어보자면 인간은 선(善)을 따르는 경향성이 있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도리는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로움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 도리를 ‘인의예지(仁義禮智)’라 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사단지성(四端之性)’이라 합니다.1)

 

 

우리나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유교 사상은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 사태를 극복해가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두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네 가지 마음씨인 사단(四端)과 인간의 본성인 선(善)에서 그 영향을 잘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단(四端) 중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대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하게 퍼졌을 때, 많은 사람이 SNS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리고 양보하고 공경하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은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물품, 기부금,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큰 고난을 빠져있던 임대인들에게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건물주, 매출에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의료진들을 포함한 감염 격리자들에게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한 소상공인들에게서도 사단이 영향을 미쳤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은 옳고 그름은 분명히 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을 통해 예정된 행사와 모임을 취소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감염 방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끼는 등 위기 극복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불찰로 자칫 타인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며 의심 증상을 발견했을 때, 자발적인 격리를 지킨 것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사회적 질서 준수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5년 메르스(MERS-CoV)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와는 달리 보건 당국을 비롯한 정부는 온 정성을 다하는 ‘예(禮)’로서 조금의 속임이나 꾸밈없이 빠르고 투명하게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고2), 국민은 이를 신뢰하게 되어 ‘충(忠)’의 정신으로 정부 지침을 따르며 모두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유교 사상은 역사책에 존재하는 고리타분한 유물 정도의 취급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유교 이념의 몇몇 잘못된 해석 때문에 남녀갈등, 계층갈등 등에 불을 지피는 재료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이해와 수용의 정도가 다르겠지만, 위기 상황에서 우리를 지켜준 힘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인간의 본성을 담아낸 선(善)이라 생각합니다. 즉 유교 윤리에서 말하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단지성(四端之性)의 뜻은 분명히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42986&cid=47331&categoryId=47331

2) 참고 : https://ppss.kr/archives/212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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