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윤의 독서 칼럼] 대인관계가 어려운 그대에게

노희경의 원작 소설 '디어 마이 프렌즈2'-북로그 컴퍼니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이 ‘대인관계’를 제일 먼저 말하지 않을까. 수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꼭 사회생활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가족 간의 어려움이 오히려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주려는 노력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작가 노희경의 원작 소설인 ‘디어 마이 프렌즈2’는 1권에 이어 평범하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 이야기는 1권보다 더 깊은 갈등이 있는데, 동시에 더 깊은 친구와 가족 간의 사랑을 보여준다고 느껴졌다. 읽을 때 일반적인 젊은 청춘의 성장 소설 같아서 한 가지 사실을 배제 시켜버렸다. 바로 그들이 60대에서 80대 사이의 노인이라는 것이다.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서 몸이 건강하지 않으시다. 늙다보면 점점 병과 가까워지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도 주인공들은 그런 갈등에 직면한다. 치매와 암 등등 하지만 그들은 고통스러운 시간 가운데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앞으로 살아갈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내일은 없다는 듯 소중히 살아간다.

 

노인들이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사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바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몇십 년간을 알아온 친구 사이에서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그들은 우정이 유일하게 변함없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야기 마지막에는 노인들이 모여서 캠핑카를 타고 자주 여행을 떠나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들이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대인관계를 잘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주요 방식을 정리해보자면 첫 번째, ‘솔직하게 말하기’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비슷한 사람은 있어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같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은 회피하고 만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당장 처한 상황만을 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노인들은 그렇지 않았다. 피하려고 할 때면 충분히 기다려주었다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 다그치거나 강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말함으로써 갈등을 풀어가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노인들의 대인관계 첫째 유지법이다.

 

두 번째는 ‘이해하기’이다. 노인들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달랐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의 상황이 나빴다는 것이다. 얼마나 나쁘던지 상관없이 각자의 처지에서 보면 모두 불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이해했다. 자신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했고, 상대방의 기쁨에 동참했다. ‘나’보다 ‘너’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그들의 대인관계 둘째 유지법이다.

 

현대 사회가 대인관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맞춰줄 수 있다. 저절로 이해가 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랑이 사라져가는, 정이라는 것이 사라져가는 우리나라는 점점 대인관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이 보여주었던 두 가지 대인관계유지법은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노인들은 서로를 사랑했고 아껴주었기 때문에 끝까지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은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사회를, 사회와 사회를 이어주는 건강한 원동력이다. 대인관계가 어렵다면, 사람을 대하기 힘들다면 이 도서를 추천한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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