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의 경제 칼럼] 부동산 대책은 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 하는가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끝도 없이 치솟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동산은 안정된 자산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그런 수준의 가격이 아니다. 정부는 이런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실효는 별로 없는 듯하다. 많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정책이 왜 효과가 없는 것일까?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못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2017년부터 2020까지 25회에 이른다. 1 이 대책들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본다면 첫째, 투기수요근절 등 주택수요관리 정책. 둘째, 실수요자 보호와 서민부담경감 관련 정책, 셋째 주택공급정책이다. 따라서 첫 번째, 두 번째 대책을 쉽게 묶어 표현하자면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과 달리 샀다가 팔 때 생기는 차액을 노리고 집을 사는 사람들, 이른바 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규제를 두어 주택을 살 수 없도록 하고 애초 주택매매로 벌 수 있는 이득이 없도록 하여 투기할 마음을 먹지 않도록 만들어 결국 수요를 줄이게 되면 가격이 내리게 된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공급을 늘리게 된다면 수요-공급 곡선의 이론에 따라 가격이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경제학 원론에 정통한 대책이다.

 

투기 세력은 있다. 또 그들은 완전히 준비되어 있다. 이미 투기로 부풀린 엄청난 자금이 마련되어 있다. 조선 초기 한강 변 모레가 가득해서 기러기, 오리가 뛰노는 것을 한적히 바라볼 수 있었던 세조의 책사 한명회의 압구정이 있던 땅은 1980년대에 이르러 이른바 복부인들의 황금알이 되었다. 그 황금알은 수십 년간 타조알만큼 커져 고스란히 그들에게 남아 있다. 투기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한다고 한다. 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은행 대출을 덜 해 주겠다는 것이다. 투기하는 세력은 은행 대출 따위는 필요 없다. 자금이 넘쳐난다. 대출 규제는 열심히 살아왔으나 물려받은 돈도 없고 모은 돈은 모자라 어떻게 은행 빚을 얻어서라도 살 집 한 채 가져보려 바로 그 실수요자만 괴롭힐 뿐이다. 그들은 정보도 빠르다. 권력자 자신, 측근, 추종자가 또는 조카사위, 아들, 사돈의 팔촌들이 정부의 발표 전에 정부가 개발할 부동산을 이미 가지고 있다. 심지어 관료나 토지, 개발 관련 공기업의 몇몇이 돈을 모아 미리 저들의 명의로 또는 역시 사돈의 팔촌 명의로 개발 예정의 땅을 사 놓는다. 정보는 아무리 애써도 그들에게 흘러나가는 것인가 보다 하고 말아야 할까? 부동산을 투기 목적으로 매매한 사람에게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혹시 팔게 되면 양도세 등을 부과하여 취할 수 있는 차익이 없게 한다고 한다. 아주 단순하게 조세의 원리상 이것이 가능한가? 차익 실현이 불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취득세, 종합부동산세를 내고 양도세를 최고치까지 낸다고 해도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그 방법도 온라인에 공유될 만큼 다양하다. 투기를 정말 막을 수 있을까? 투기 세력은 정책, 대책의 허점을 찾아 연구하고 그것을 무력화하여 자기들에게 유리한 솔루션을 이끌어낸다. 대규모이고 논리적이며 행동력도 갖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그들을 상대로 정부의 경제학 원론 수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을까? 입법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은 그들의 처지를 대변하기도 하기도 한다. 참으로 어려운 판이다.

 

부동산 대책 중 공급을 늘린다는 정책은 그나마 실현 가능성도 높고 효과가 있을 법하다. 살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정부의 안대로 기회가 가야 할 사람들에게 제대로 기회가 갈 때 가능한 일이다. 세력은 이마저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효과 있는 부동산 대책이 될 수 있도록 잘 가리고 잘 따져서 필요한 사람에게 주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우리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볼 일이다.

 

각주

1) 참고 https://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5571#L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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