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준의 스포츠칼럼 6] 성장 그 자체, 10대 선수들의 가치

10대 유망 선수 4인



스포츠계에서 어린 선수들은 ‘새싹’과도 같다. 재능을 믿고 스카우트한 뒤, 경험이라는 물, 훈련이라는 영양제를 공급해주면,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 팀을 지탱하는 나무가 된다. 축구계에서 이런 유망주들은 갈망의 대상이다. 잘 영입한 어린 선수들은 세대교체의 한 축이 되며, 팀의 레전드가 될 수 있다. 이런 미래에 대한 열망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몸값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1,700억을 제시받은 킬리앙 음바페, 실가치가 1,000억을 능가하는 O.뎀벨레가 대표적이다. 이제 ‘선수 1,000억’ 시대가 아닌 ‘유망주 1,000억’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위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20세 이하 베스트일레븐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세간의 관심을 받는 네 선수가 있다. 실제 가치가 천억을 호가하는 그들, 먼 훗날 많은 팀의 보탬이 될 그들은 O.뎀벨레, 크리스티안 퓰리시치, 테오 에르난데스, 그리고 헤수스 바예호다.


#1 프랑스 공격의 미래, 오스만 뎀벨레

2016년 7월, 프랑스 리그 스타드 렌의 19세 공격수 뎀벨레가 독일의 명문 도르트문트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축구 팬들에게 전해졌다. 당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프랑스에서의 이적인 데다,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임대나 가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세가 된 뎀벨레는 1년 전의 자신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올 시즌 도르트문트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유의 양발잡이 기질과 멀티 포지셔닝으로 도르트문트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록이 그의 영향력을 말해준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올 시즌 49경기 10골 21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웬만한 월드클래스 공격수의 스탯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팀 내 최다 어시스트 기록자이며, 팀 내 최다 찬스메이킹(63회) 기록자이다. 이드리안 라모스가 중국으로 떠나고,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한 상태의 올 시즌 도르트문트에 그가 없었더라면 성적을 보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기여도와 밀도 높은 활약을 보고 많은 빅클럽들이 그에게 구애하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열정적인데, 다가오는 겨울이나 내년에 그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출할 정도이다.


특유의 공격성과 침착함으로 무장한 뎀벨레, 그에게 꾸준한 출장과 훈련이 더해진다면, 그의 미래는 밝다 못해 찬란하다. 아마 우리는 지금 프랑스와 도르트문트, 혹은 바르셀로나의 미래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2 도르트문트의 새로운 중원 엔진, 크리스티안 퓰리시치

올해 한국 나이로 18살인 퓰리시치는 올 시즌 뎀벨레와 함께 도르트문트 스쿼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16/17시즌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그는 경기에 나올 때마다 남다른 리더십과 중원 장악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기록상에서 그는 패스 정확도 73%, 5골 13어시스트로 다소 평범한 인상을 보인다. 기록만으로 축구를 보는 사람에게는 왜 가치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토니 크로스로 대표되는 ‘언성 히어로’ 스타일이다. 경기 중 눈에 띄진 않지만, 그의 유무에 따라 크나큰 경기적 차이를 불러온다. ‘조용한 살림꾼’ 같은 그의 기량은 국가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치며 18세의 나이에 미국 국가대표 경기에 무려 14경기에 나섰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처럼 매 경기 호평을 받으며 미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3 ‘아버지와 형을 이어’, 테오 에르난데스

측면의 영향력이 커진 현대 축구에서, 경기장의 모서리를 이용해 공을 운반하며, 수비도 해내는 풀백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실제로 카일 워커나 알렉스 산드루 같은 풀백들의 영입 제시액은 700억 원대로 상향 평준화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명성을 이을 선수가 바로 테오 에르난데스이다. 테오는 형인 루카스 에르난데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이고, 아버지가 은퇴한 축구선수인 ‘축구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런 남다른 유전자 때문인지, 그는 최근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아틀레티코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로 장기임대 되어 작년 승격을 도왔고, 올 시즌 전문 레프트 백으로 38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많은 경기에 출전할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대단히 높은데, 풀백임에도 불구하고, 찬스 메이킹 21회, 패스 정확도 81%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준다. 그는 수비 상황에도 빛을 발한다. 일대일 수비 성공률 61%를 기록했다. 올 시즌 공-수 완성형 풀백으로 거듭난 그는 엄청난 활약을 펼쳐 팀의 국왕컵 준우승에 일조했다.


형과 아버지의 그늘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풀백으로 거듭난 테오, 그의 완벽한 패스 기여도와 세련미 넘치는 패스 정확도에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빅클럽 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갓 19세가 된 이 어리지만 완벽한 풀백은 먼 훗날 월드 클래스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4 라모스의 뒤를 이을 수비, 헤수스 바예호

센터백은 경험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팀의 최후방을 책임지는 만큼 안정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20세의 신예는 그런 통념을 뒤집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후 레알 사라고사(임대)를 거쳐 프랑크푸르트(임대)에 온 그는 지금까지 센터백 으로 뛴 경기만 81경기이다. 만약 부상 없이 한 시즌만 더 뛴다면, 21세라는 젊은 나이에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셈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연륜 있는 경기 수는 ‘라모스의 후계자’로 대변되는 그의 수비 실력에 빛을 더해준다. 만약 그가 이렇게 경험을 쌓은 후 레알에 복귀한다면, 그의 파급력은 올 시즌 초의 마르코 아센시오보다 더할 것이다. 567회의 수비 시도 중 2회 실패, 이것이 짧은 3년간의 기록이다. 기록은 단지 단편적일 뿐이지만, 이 놀라운 기록이 단편적이라는 것이 그의 엄청난 능력을 짐작게 한다. 그는 라모스와 동급이 될 수 있다. 아니, 뛰어넘을 것이다. 라모스가 노쇠한 후, 그는 ‘갈락티코 4기’ 의 주장으로 레알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스포츠계에서 어린 선수들은 ‘새싹’과도 같다.’ 서론에서 쓴 이 문장은 위 네 명에 의해 증명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능력뿐만 아니라 경험, 훈련으로 10대들 중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전성기가 될 적에는 얼마나 성장할지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성장, 명성은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 가지, 훗날 축구팬들에게 즐거움과 신선함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축구계의 성장과 발전, 그 자체인 이들을 우리는 기억해 두어야 한다.


칼럼소개 : 성준의 스포츠칼럼 90는 주로 해외축구에 대한 분석과 축구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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