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의 졸음 운전, 왜 일어나는 것일까

졸음 운전뒤에 감춰진 이면



지난 9일, 경부 고속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그로 인해 K5에 타고 있던 부부가 즉사했고, 총 14명이 부상당했다. 사고의 원인은 버스 운전 기사의 졸음 운전이었다. 그저 '졸음 운전'으로만 치부되어 처벌될 수 있었던 이번 일은 사고 조사과정에서 버스 업체의 과도한 업무 강요 실태를 밝혀냈고, 이로인해 현재 국내 버스 기사들의 근로상황을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사고 버스기사 근무 일지를 보면, 5일(수)에는 15시간 30분을, 6일(목)에는 18시간 15분을, 8일(토)에는 18시간 9분을 근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난 후 9일(일)에는 결국 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사고를 일으키게 되었다. 국내 근로 기준법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즉 주 40시간이 근로 시간이다.


물론 운수업에는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 이번 사고를 일으킨 버스기사가 일하는 '오산 교통'에서는 하루 16시간 30분까지도 운전할 수 있게 합의를 했고, 다른 버스 업체들도 다 비슷한 근무 환경으로 업무를 하고있다.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버스기사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하루 13시간 18분으로 주 61시간 32분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장기간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하루 최대 9시간임을 보았을 때, 국내 버스 업체들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12일(수), 경부고속도로 7중 추돌사고의 가해 버스 운전기사는 경찰 조사를 받았고 그는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물론 그 버스기사가 졸음 운전을 하여 사고를 일으킨 것은 그의 잘못이지만, 졸음 운전을 하게 만든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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