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평화의 행진

이주 노동자의 집에 다녀와서

이번 첫 동아리 활동으로 부천 외국인의 집을 다녀오고 나서 참 많은 것을 떠올렸다. 가장 먼저 생각났던 것은 얼마 전 읽은 책이었다. 그 책은 바로 '완득이'. 그 책의 주된 소재 또한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불법체류자의 아픔이었다.


"그 사람 나라가 가난해서 그렇지, 그 나라에서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야."

완득이 아버지가 완득이에게 하시던 말씀이었다. 필리핀에서 온 완득이의 어머니를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다문화 가정을 돌보아야만 하는 열등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가 아직도 기억 속에 맴도는 구절이다.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고 완득이는 조금은 색다른 시각으로 그 작품을 해석했는데 그 모습이 재미와 웃음을 자아냈고 한편으로는 완득이가 간접적으로 이주 노동자들을 부려먹고 이용하는, 악덕을 품은 고용주들을 비롯한 삐뚤어진 사회 풍조를 비판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한 사회와 그 사회를 만든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며 따가운 눈초리로 대하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되어 인상적이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면, 일부 상황에서는 색안경부터 끼고 보게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편견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슬프게도 아직은 그 벽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느껴진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 조금만 확장하여 생각의 범위를 넓혀 보면 이주 노동자를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같은 양의 일 혹은 주변 동료들보다 더 많은 일을 수행해내면서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이주노동자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간다. 


사람들의 빗나간 판단으로부터 받는 수많은 상처를 홀로 치유하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고달픈 삶이 완득이 속 숨겨진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아픔과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듯했다.

 

이주 노동자의 집 방문을 통해 직접 현재 몇 년째 인천에서 행복한 가정과 함께 거주 중이신 외국인 한 분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파졌던 부분이 있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버스에서 나를 보는 시각이 크게 변한 건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었을 때와 교집합을 이루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니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이주 노동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거부감을 형성하는 사회부터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관한 법률과 정책 개선에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이 도움될 지 나부터가 생각해 나가보기로 했다. 또한, 합법적 거주가 끝난 뒤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는 것은 결혼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한류 열풍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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