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연의 교육 칼럼] REP; 40년간 프랑스의 교육 낙후 문제를 해결해 온 평등 정책

정보화 및 산업화로 지역이 다양해지고, 이로 인한 지역별 격차가 커짐에 따라, 지역 간의 교육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3월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지출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 전남의 사교육 지출 차이가 약 2.5배가 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떠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본 칼럼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프랑스의 REP 정책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1981년 프랑스 미테랑 정부는 학업 실패율이 가장 높은 교육취약지역을 우선 선별하여 교육 활동을 강화하는 교육 불평등 해결 정책인 d'Education Prioritaire(우선 교육정책, 일명 ZEP 정책)>을 시작하였다. 현재는 2013년 이후 <Réseau d'Education Prioritaire(우선 교육 네트워크 정책, 일명 REP 정책)>으로 개편된 이 정책은 현재까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 받는 교육 불평등 지역을 인구, 지역, 학교의 범주로 분류해 교육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2019~2020학년도) 110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6,850개의 우선 교육 지정 학교에서 REP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Donner davantage a ceux qui en ont le plus besoin(먼저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제공한다)”이라는 신조로 진행되는 이 정책은 현재 프랑스 학생 5명 중 한 명이 포함될 정도로 대규모 교육정책으로 성장하였다. 


프랑스 REP 정책의 핵심은 `교육 네트워킹`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 네트워킹이란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민관기관, 시민 단체가 하나의 교육 클러스터 안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유기적인 교육 협력망을 형성하여 다양한 교육 활동 및 사업을 강화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지역 격차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REP 정책은 크게 1차 교육네트워크와 2차 교육네트워크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차 교육네트워크란 학교 수준에서의 교육 연계망을 의미한다. 여러 학교가 하나의 상급 학교에 속하게 되어, 상급 학교를 중심으로 각 학교별 교육 협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학교 간 교육 격차를 줄일 뿐만 아니라 상급 학교로의 학업 중단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프랑스는 교육 정책의 우선순위는 `초등학교`라고 보는 입장인 만큼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의 교육 연계망이 가장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2차 교육네트워크란 학교 밖, 즉 학교와 지역사회, 외부기관과의 교육 연계망을 의미한다. 1차 교육네트워크를 토대로 학교, 지역사회, 시민단체, 공공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교육 시스템을 형성하게 된다. 교육뿐만 아니라 청소년 정책, 아동 복지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각 기관이 협업한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육, 복지, 보건 등 청소년과 연관된 다양한 부분들을 그저 각 부서에서 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REP 정책은 이러한 교육 연계, 청소년 연계 부분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모아 더욱 효율적인 교육 사업을 이룰 수 있다. 교육 내용의 범위를 확장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참고:: http://edpolicy.kedi.re.kr/frt/boardView.do?nTbBoardSeq=&strCurMenuId=68&nTbCategorySeq=&pageIndex=1&pageCondition=10&nTbBoardArticleSeq=825960&searchTopic=&searchObject=&searchCondition_W=6&searchKeyword_W=)


또한 이러한 지역 교육 클러스터는 학생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활성화 및 사회공공자본 확충에도 이득을 주기 때문에, 교육 기관과 지역 사회의 상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와 외부의 연결망이 더욱 복잡해질수록 그 이익은 더욱 커진다.


지역 사회 및 공공 기관의 지원 사업과 더불어 진행되는 학교 교육은 더욱 다양한 범위를 다루고, 지속적인 활발한 교류를 통해 낙오되는 학교 교육을 생성하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점에서, 미래 교육에서의 교육 평등 및 격차 해소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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