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의 문화 칼럼4] 더 저널리스트-조지 오웰; 그가 만났던 세상을 만나다

<동물농장>을 읽어 보았는가. 그렇다면 조지 오웰을 알 것이다. 하지만 그가 기자였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조지 오웰에는 그가 작가가 되기 전 , <트리뷴>에 실린 칼럼 <나 좋을 대로: As I Please >가 다수 실려 있다. ( 참고: 더 저널리스트;조지 오웰, p9)

 

조지 오웰이라는 걸출한 작가의 다른 모습을 알게 된다는 것에 이 책의 장점이 있다. 그의 성장 배경은 물론이고 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고 생각한다. 인도에서 나고 자란 조지 오웰은 영국으로 건너와 한동안 부랑자처럼 살았다. 그 시절 그가 겪은 사회는 그의 소설과 그의 기사, 칼럼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기사는 매우 정치적인 동시에 어둡고 무겁다.

 

그의 글은 워낙 방대하고 주제 또한 다양했기에 이 책에는 그의 기사들을 주제 별로 나누어 놓았다. 그는 사회주의자 성향을 가진 정치적인 인물이었기에 그의 생각과 시대가 글에 드러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단지 그의 배경만으로 그의 기사를 단정 지어서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또한 그의 진정성이 드러난 기사를 오해해서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비록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 배어 있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을 사회가 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선도 기사 곳곳에 배어 있다. 그러한 그의 시선이 있었기에  <동물농장> 같은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

 

배움이나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연민 또한 그의 기사에 절절히 묻어 나온다. 그는 그들의 생활을 직접 겪어 본 적이 있기에 더욱더 실감 나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렇기에 그들의 생활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았다. 그런 그의 삶이 그의 글에 투영된 탓에 그의 칼럼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제국주의를 경계하며 좌절된 사회주의에 대한 미련이 묻어난다.  그러나 그의 기사에는 정치적인 주장만 있는 것이 아님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그는 1, 2차 세계대전의 광기가 몰아치는 국제 사회에서 정치와 사상이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대부분의 기사가 전체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과 염려로 채워져 있으며 더불어 그 당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던 인종과 민족에 대한 차별을 다루고 있다. 그 와중에 특히 광풍처럼 몰아치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 또한 다루고 있다. 그의 기사는 차별받는 이들에 대한 분노를 대변자로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기자란 사회의 모습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경험한 듯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기사를 일으며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헤밍웨이의 기사에 특유의 위트와 빈정거림이 있다면 조지 오웰의 기사와 칼럼은 시종일관 무겁고 진중하다. 글의 분량도 길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 읽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그의 사상과 생각, 그가 살았던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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