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은지의 영화 칼럼]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속 여성 캐릭터

 

다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기억할 것이다. 어쩌면 셋 중 하나라도 관람한 적 있는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세 영화의 공통점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자 지브리 사에서 출시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지브리 사에서 내놓은 애니메이션은 소위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며 개봉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 지브리 특유의 작화, 매력 넘치고 입체적인 캐릭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은 관객들을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나는 이런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특히 여성 캐릭터를 통해 지브리가 그려내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말하고자 한다.

 

1997년에 개봉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공주'는 대자연의 숲과 산을 짓밟아서 자신의 터전을 넓히려는 인간들과 인간의 욕심 때문에 분노의 재앙신으로 변한 멧돼지를 비롯한 대자연과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시대극이다.1 나는 '원령공주'의 등장인물 '에보시'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에보시는 갈 곳 없는 여자들, 나병에 걸린 환자들을 마을로 데려와 살게 해 주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 마을의 지도자이다. 에보시는 뛰어난 지도자로,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에보시는 능력있는 지도자임과 동시에 자연의 입장에서는 악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들에게 에보시는 마을의 번영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적이기 때문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1984년 개봉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영화로, '나우시카'라는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나우시카는 토르메키아 왕국 동부의 소국인 바람계곡의 공주이다. 그녀는 우리가 소위 생각하는 공주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생존기술에 능숙하고, 전투 실력도 뛰어나다. 힘 또한 성인 남성에 못지않다. 신체적 능력 못지않게 정신력 또한 강하다. 영화에서 나우시카는 강한 여성이 아닌, 그저 강한 사람, 강한 개인으로 그려진다. 나우시카의 강함은 결국 모두를 구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에보시처럼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 못지않게 입체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물론 제작한 지 꽤 된 영화이다 보니 현재의 시대 감성과는 맞지 않는 장면도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걸 고려하더라도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은 타 애니메이션에 비해 훌륭하다고 칭할 만하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인용: https://ko.wikipedia.org/모노노케_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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