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고 : 김동이 통신원] 2020년 인문학 골든벨 대회

3, 2, 1 ... 답판을 들어주세요!

 

 

지난 8월 13일, 성일고등학교에서 2020년 인문학 교양 골든벨 대회가 신관 5층 멀티어학실에서 열렸다. 본 대회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였고, 각 학급에서 두 명씩 지원하여 약 70여 명의 학생이 골든벨에 도전하였다.

 

인문학 교양 골든벨의 진행 방식은 KBS의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문제 유형에는 객관식, 주관식, OX 퀴즈가 있다. 문제는 중앙에 위치한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화면이나, 각 학생 앞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주어진다. 답이 생각나면 자신 앞에서 놓인 화이트보드에 검정 마커로 답을 적은 뒤, 사회자가 "답판을 들어주세요!"라고 외칠 때 동시에 머리 위로 높게 들어서 주변에서 진행하는 학생 스태프들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패자부활전을 두 번 진행하는데, OX 퀴즈를 통해 일정 인원이 떨어지면 문제를 맞힌 사람들이 부활하여 문제를 풀 권한이 주어진다. 가끔 인문학적 지식에 상관이 없이 사람의 유머나 센스에 맡기는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독서, 시사상식, 과학, 수학, 예술, 한국사 등의 주제로 출제된다. 학생들이 문제가 어렵다고 생각할 때는 사회자가 유연하게 나서서 답을 생각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말을 준다.

 

대회는 6교시인 2시 40분에 진행되었다. 참가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부착형 이름표를 왼쪽 가슴에 붙인 뒤 손 소독을 했다. 한 공간에서 대회가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 간의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긴 책상 하나에 학생 3명이 띄엄띄엄 앉았다. 학생들은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나서 자신의 앞에 놓인 화이트보드에 마커로 답을 썼다. 골든벨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 이후로 학생들 사이에서 여러 곡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 문제의 정답 발표 이후 학생들이 우수수 밀려 나왔다. 패자부활전마저 실패한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가야 했으나, 대회장에 남아서 친구를 응원하거나 아쉬운 마음에 문제를 끝까지 풀고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최후의 1인을 가리기 직전, 2학년과 3학년 학생이 각각 한 명씩 남았다. 꾸준히 문제를 풀어나가던 두 학생이었지만 '홀로코스트' , '결초보은' 등의 난문을 헤쳐나가면서 3학년 학생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지막까지 남았던 14명의 학생은 기념사진 촬영을 찍기 위해 교단 앞에 모였고, 현장에 남아있던 학생들과 교사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인문학 교양 골든벨 대회가 끝난 뒤, 학생들은 "OX 퀴즈보다 객관식이 더 쉬웠다.", "패자부활전이 어렵고 본선 문제의 난이도가 적당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아쉽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어서 유익했지만, 어떤 문제는 틀린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3학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본선 문제와 패자부활전 문제의 난이도를 두고 비판적으로 말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학교 측에서는 대회 이후 학생들의 다양한 반응을 참고하여 내년 대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시작하기 이전에 진행을 맡은 한 교사는 "가재미는 되지 말자"라고 말했다. 골든벨을 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또 기쁜 일이다. 골든벨을 울리지 못하더라도 이 대회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모르던 지식을 배우고, 원래 알고 있던 지식을 뽐낼 기회의 장이다. 그런 아름다운 지식의 대결 속에서, 어떻게든 답을 맞히려고 부정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개인의 양심을 저버리는 일은 하지 말자. 온전히 자신의 실력대로 대회에 임하여 성과를 내는 것이 바람직한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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