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영의 영화 칼럼 VI] 영화계의 미래

코로나로 인해 위기를 맞은 극장가는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며 영상물을 봐야 하는 공간인 영화관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산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연유로 앞으로의 영화 산업은 어떻게 될지에 관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죽어가던 영화계에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민 영화, 유아인과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 가 참패를 겪은 후 완전히 침체됐다고 생각한 한국 영화계를 살릴 영화가 등장하였다. 배우 강동원 주연에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 '반도'가 7월 15일 개봉한 것이다. 개봉 첫날 35만 명이라는 수치를 기록하고 381만 명이라는 누적 관객 수를 세운 반도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질타를 받았으나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박스 오피스 1위의 성적을 거두며 영화계에 불씨를 지폈다. 또한, 8월 5일 개봉한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또한 그 뒤를 이어 누적 관객 수 433만 명의 엄청난 기록을 선보였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답게, 코로나 시기에 대흥행을 거둔 것이다.

 

8월 셋째 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재개봉, 그리고 '테넷' 개봉은 이 흥행 레이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예기치 못하게 급격히 늘어난 확진자 수로 인해 영화관은 다시 위축되었고, 그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영화관 용산 CGV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예정되어 있던 상영작들 모두 시사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개봉일을 미루는 등 다시 한번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등의 스트리밍 사이트가 급부상함에 따라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었던 '영화 산업' 은 코로나와 함께 이대로 쇠락하게 되는 것일까?

 

과연 이 사태가 종식될지에 관한 논의가 우선인데, 혹여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영화관 등의 밀폐 공간에 관한 경계는 풀어지지 않을 것이다. 영화관에 확진자가 다녀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갈수록 위협이 커질 수도 있다. 확실히 코로나는 영화 산업에 있어 큰 위기지만,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OTT 산업으로 인해 영화계가 쇠퇴할까? 라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의 입장이다. 우선, 코로나바이러스를 떼놓고 생각해보겠다. E-book의 등장 이후 많은 이들이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 예견했으나 여전히 종이책을 이용하는 이가 많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영화, 그리고 독서는 '취향'의 영역이다. 종이책의 질감, 영화관의 느낌을 선호하는 이들이 소비층의 주류를 이룬다. 이 산업들이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탈 수는 있으나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이유이다. OTT 산업이 떠오를 수 있던 이유는 이전과 달랐기 때문이다. 새롭고 편리한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치솟을 듯한 상승세를 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다, 모든 게 너무나 고도화되었고, 종이 신문을 컬러 TV로 갈아치우듯 전에 없던 '혁신적인' 발명품은 나오기 힘들다. OTT 산업은 일시적인 새로움이겠지만, 벌써 모든 이의 삶에 들어왔고, 원래 존재하던 것을 갈아치우는 용도가 되기보다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영화관에 가거나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쇠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영화관을 선호하는 소비층은 두텁고, 신작을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다는 점에서 '영화관'이라는 장소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영화관에 가던 관람객의 입장으로선,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사람들을 보며 곧 극장가가 완전히 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인해 극장가는 다시 얼어붙었고, 좋은 작품들이 개봉하지 못하거나 흥행 참패를 겪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부디 모두가 문화생활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라며, 영화계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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