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우의 교육 시사 칼럼] 자원봉사가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시나요

청소년 자원봉사 시스템

많은 중고등학생이 학교생활기록부와 관련해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일까? 바로, 봉사이다. 학교 교육과정상 1년에 2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이 자원봉사는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 국가 및 인류 사회를 위하여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정의된다. 1

 

이 글에서는 자원봉사 중에서도 청소년 자원봉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요즘 상당수의 청소년들은 이 자원봉사를 그저 ‘골칫덩어리’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청소년들 중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해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는 자원봉사에 대해 잘 모르고 참여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러한 자원봉사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자원봉사의 정의에서의 키워드는 ‘자발적으로’이다. 하지만 청소년들 중에서는 ‘봉사활동 인정시간’을 목표로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봉사활동 상황은 입시에 영향을 미치고, 상당수의 청소년들은 이를 만족시키고자 원하지 않는데도 자원봉사를 한다. 나는 자원봉사가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 청소년들이 원하지 않는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발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둘째로, 기준이 시간이라는 점이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이 시간으로 기록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어떤 자원봉사인지, 이 자원봉사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시간만 보고 신청하는 경우도 많고, 알고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간을 자원봉사의 기준으로 두었을 때, 청소년들이 ‘무엇에’ ‘어떤 시간 동안’ 참여했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 참여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에 있어서 중요시하는 가치도 노력이나 나눔, 사회의 발전보다는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인증 시간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들로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필수적인 청소년 자원봉사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참여했던 자원봉사를 계기로 자신의 재능이나 흥미를 찾게 되고, 재미를 느껴 진로와 연결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배움과 앎을 나누고 누군가를 위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도 큰 보람을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아예 폐지하는 것은 오히려 발전의 기회를 제한하는 일이기에 옳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개선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자원봉사 상황을 기록하되, ‘시간’이 아닌 ‘활동’으로 기록하자는 것이다. 학생이 어떤 계기로 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학생이 이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한 일은 무엇인지, 또 이를 통한 느낀 점은 무엇인지를 기재하게 한다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목적을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더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계기, 활동, 느낀 점과 같은 것은 ‘자신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생각했을 것이기에 이 시스템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자원봉사의 본래 의미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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