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세희의 사회 칼럼]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해주세요

이 세상은 서로 다른 수억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렇기에 많은 가치관이 존재한다. 남에게 함부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나의 틀에 끼워 맞추려는 것도 삼가야 한다. 누구나 본인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존중받고 싶어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뮤지컬 모차르트와 킹키부츠가 담고자 하는 내용을 말해보려고 한다.

 

 

먼저 뮤지컬 “모차르트!” 에서는, 270여 년 전의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를 현생을 살아가는 우리 중 누구라도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해 준 그의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모차르트의 이 천재성은 결과적으로 그를 갉아먹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끝맺음 되었는데, 이 일의 원인 중 하나로 아버지와의 갈등이 언급되었다.

극 중 모차르트는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며, 대주교의 궁정 작곡가이기에 그에게 예의와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것에 굉장한 불만을 가진다. 또한 음악은 대중을 위한 것이라고 여겨 서민을 대상으로 한 노래를 쓴다. 이렇게 모차르트는 시대에 맞지 않는 반항적인 행보를 보이고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고 결국 버려지게 된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모차르트가 가족을 버렸다고 이야기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엄격한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 탓에 아버지에게 버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모차르트는 ‘왜 우리 아버지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을까?’라고 독백하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달라고 한다. 아버지와의 갈등은 결국 있는 그대로의 그를 인정받지 못하였기에 생긴 일이다.

 

 

두 번째 뮤지컬 ‘킹키부츠’는 전통적으로 ‘남성용’ 구두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주인공 찰리가 공장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일반적인 신발 생산으로는 경쟁력이 없으니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내용이다. 그 새로운 제품이 바로 드래그 퀸들을 위한 남성용 하이힐, ‘킹키 부츠’이다. 찰리에게 신제품에 대한 영감을 준 사람은 바로 드래그 퀸인 롤라이다. 

 

찰리는 롤라와 함께 롤라 같은 드래그 퀸들이 신을 수 있도록 남성의 몸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철 굽 하이힐을 제작하게 된다. 드래그 퀸은 남성이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행위이다. 그렇기에 이를 보는 타인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구두공장의 남성 직원들은 롤라에게 진정한 남성성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며 그를 웃음거리로 만든다. 또, 처음에는 롤라에게 같이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던 찰리마저 함께 만든 하이힐을 유명 신발 박람회에 출품하는 과정에서 롤라와 대중의 시선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하고, 급기야 드래그 퀸들을 사회 부적응자라 칭하며 편견을 드러낸다. 그러자 극 중 롤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해 달라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도 여장을 하는 행위에 대해 이해받지 못했던 롤라는 노인이 된 아버지 앞에서 여장을 한 채 공연을 보여주는 것으로 본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것을, 인정해 줄 것을 원한다. 두 뮤지컬에는 공통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해 달라’는 내용이 녹아있다.

 

이러한 교훈은 타인과의 대립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편견이나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에 맞추기 급급하여, 혹은 나만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해 남의 개성이나 가치관을 무시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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