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휘의 인문 칼럼] 타인을 헐뜯는 일도 '취미'가 된다고요

우리는 왜 타인을 비난할 때 쾌락을 느끼는가

얼마 전 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유명 모 걸그룹의 멤버가 스태프들을 상대로 일명 '갑질'을 행하여 인성 논란으로 입방아에 오르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해당 걸그룹 멤버의 개인 SNS에 사과문이 올라오자 사람들은 그를 향해 비판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어떨 때는 도 넘은 비난까지도 스스럼없이 가해져 갔다. 이 논란의 중점은 대중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한 갑질이라는 것이었지만 논란이 붉어지자 사람들은 '원래 인성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 '평소에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등의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주장들을 내세우며 논점에서 점점 벗어나는 이야기까지 끌어모아 한 사람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대중은 하나의 소문이 시작되면 열에서 백까지도 끝없는 비난을 내뱉게 된다. 그러나 그 후 밝혀진 진실에 대해서는 비난을 내뱉었던 그 누구도 관심 두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아이러니해지는 것이다. 누군가를 지옥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몇 년 전 대중들로부터 받아 온 수많은 질타와 악플들에 시달려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를 택한 연예인들의 비보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보다 생을 기억하는 행렬이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그들의 삶이 회고되어 오고 있다. 이 연예인들이 생전 받았던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비난은 결국 이들의 목숨까지도 앗아갔다. 무심코 던진 돌은 받는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되었고 그 끝은 매우 비참했다. 그러나 돌을 던진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기억도 하지 못할 만큼 하찮은 일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사람들이 연예인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둘 때는 그들이 나랑 끝으로 떨어지기 직전일 때이다. 설령 그 후에 어떠한 논란에 있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게 되더라도 결국 대중들의 관심은 오로지 누군가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지인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불만족했을 때 가장 타인의 삶에 개여 하기 쉬워진다. 이러한 심리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가꾸는 것보다 자신과 같이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헐뜯는 데에서 쾌락을 느끼고 만족해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본인과 연관이 없으면서도 손가락질을 하기 쉬운 연예인들이 이런 사람들의 표적이 되기 쉬워진다. 심지어 SNS는 익명 보장까지 되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끝없는 지옥 속에서 대중의 따가운 시선 아래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정세랑_시선으로부터 中

 

익명이라는 보험 뒤에 숨어 가면을 쓴 사람들. 그들의 손짓은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칼보다도 진한 말들로 말이다. 우리의 사회는 과연 이토록 비참한 현실 속에서 누구의 손을 먼저 들어주고 있는 것인가. 우리 모두 무심코 찬 돌에 맞았던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반성하고 되새겨 봐야 할 우리의 정직한 사회를 위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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