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의 환경/패션 칼럼] H&M, 옷 재활용 시스템 '루프' 도입

앞서 '패스트 패션'에 대해 소개하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패스트 패션' 트렌드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리고 이 유행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까닭은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보는 반짝이는 면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 중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문제를 지적한 대목이 있었다. 대부분 옷의 합성 섬유가 강과 바다로 흐르며,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또한 소비자들을 위한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해 질 좋은 섬유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오늘은 반대로,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소개할 브랜드는 바로 H&M 이다. 저번 칼럼에서 ZARA와 H&M을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예로 들었었는데, 얼마 전 'H&M이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 'CONSCIOUS' 이름을 달고 지속 가능한 소재의 옷을 만들며, 세계에서 가장 투명성이 높은 패션브랜드 1위를 차지하였고, 옷을 재활용하게 해주는 기계, '루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

다.

 

 

루프'라는 이름의 이 기계 (위 사진 참고)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환경 오염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 지금, 패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내에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초로 제작된 H&M의 옷 재활용 기계 '루프'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벌의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7000리터나 되는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엔 청바지도 핏, 색감, 브랜드 등을 따져가며 한 사람도 여러 종류의 청바지를 소비한다. '패스트 패션'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빠르게 바뀌는 유행을 뒤쫓기 위해서는 많은 옷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이런 옷들이 결국엔 버려지게 되고, 이 버려진 옷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악순환' 되는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가 '루프'이다. 세계 최초로 리사이클이 가능한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싫증이 났거나 낡아서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스웨터, 양말, 모자 등을 기계에 넣으면 세척, 분쇄, 여과, 제면, 뽑아내기, 방적, 꼬기, 뜨개질 등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옷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 과정은 5시간이 소요되며, 물이나 염료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기계를 가동할 때 화학 연료가 전혀 사용되지 않아 환경에 무해하다는 점이다. 

 

 

 

 

 H&M은 '많은 이들이 직접 루프를 사용하며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친숙한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자신의 셔츠를 새로운 스웨터로 재탄생시켰으며, 유명한 아티스트도 어머니의 치마를 머플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직 '루프'는 스톡홀름 매장에만 도입되었으나 이 기술을 사용하려는 많은 브랜드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H&M뿐 아니라 ZARA에서도 1300개 이상의 각 매장에 중고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반납할 수 있게 하였고, 2025년까지 브랜드 내에서 '지속 가능한' 섬유를 사용하도록 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도 중고 의류를 재탄생시킨 '리크래프트'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환경 오염 문제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니, 많은 브랜드의 환경 문제 방안 마련과 소비자들의 환경을 생각한 바람직한 소비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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