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제, 사회복지사의 말말말

장애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 필요해

4월 27일 고용노동부가 2016년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고용인원에서 장애인 고용비율은 2.66%로 정부가 제시한 기준인 3%에 못 미친다. 장애인고용법에서는 의무고용제로 국가·자치단체·공공기관은 3.0%, 민간기업에서는 2.7%의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기업 중 절반을 넘는 52.1%가 의무고용 비율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애인의무 고용제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 고용 문제에 관련해 효정비전타운의 김정복 과장님을 인터뷰했다.

 

효정비전타운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효정비전타운은 장애인 생활 시설 중에서 중증 요양시설에 해당합니다. 장애가 심한 분들의 보호 중심의 시설로 보면 됩니다.


효정비전타운에는 어떤 이용자분들이 생활하시나요?

효정비전타운에는 중증 중복 장애가 있으신 이용자분들이 있으십니다. 자세하게는 시각, 지적, 지체, 뇌 병변 장애가 있으신 분들입니다. 그중에서 17분이 중복장애가 있으세요. 중복장애는 주장애가 있고 부장애가 겸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주장애로 시각 장애가 있는데 부장애로 지적 장애도 있는 분들로, 중증은 2급 이상의 장애를 말합니다.

 

지금부터는 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장애인 일자리 지원 정책에 대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현재 정부가 정한 장애인 고용 비율은 전체 직원의 2.9%로 직원이 100명인 회사는 장애인 직원 3명을 채용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정책이 잘 시행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또 정부가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이 적정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답변에 앞서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장애인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장애인분들은 세금 내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세금을 낼 수 있는 경제활동을 원한다는 의미인데요, 장애인 중에서 경제활동을 못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일을 못 할 것이라고 한계를 지어버린다는 인식적인 부분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의무고용제를 추진하지만 그런데도 의무 고용 인원은 채워지지 않고 있고 공공기관에서조차도 장애를 직무상 한계로 특정 지어버리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의무 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 의무고용제는 아직 많은 문제가 있고 3%도 부족한 것이죠. 장애인들이 더 많이 세금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내면서 생활하게 해주는 것이 제대로 된 주 정책과 경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의무고용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1명당 최대 135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장애인에게 맞는 일자리가 없다며 부담금을 내는 쪽을 택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에 설명했듯이 일차적으로는 인식적인 차이 부분입니다. 하지만 인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장애도 유형별로 나뉘듯이 그 장애 유형별로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적 장애인은 그 누구보다 단순 작업을 꾸준히 할 수 있습니다. 또 시각 장애인은 집중 능력이 뛰어나고 청각 장애인은 청각에 어려움이 있어서 소음에 강합니다. 장애에는 단점도 있지만, 강점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강점을 개발해서 특정 직종으로 연결만 해준다면 장애인 노동자도 더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담금을 더 높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일반적으로 많은 업체가 부담금을 내고 말겠다고 생각하는데 장애인 노동자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익 창출보다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장애인 노동자가 자신이 가진 장애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일할 수 있는 근무조건이나 역할들이 중요합니다. 특히, 장애인 고용지원센터와 같은 시설들이 나서서 장애 영역과 직종을 연결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종을 개발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장애인 복지와 일자리 기회가 특정 유형의 장애인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발달 장애인이나 다른 장애인은 소외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맞는 말입니다. 주로 취업에 대해 경제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지체와 청각장애인이십니다.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안마사로서 활동했는데 제재가 풀리면서 그마저도 몹시 어려움을 겪고 계시고 이제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전락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락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처럼 장애인 복지가 특정 유형의 장애를 위주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적 장애인에게는 보호 작업장이나 장애인 직업 체험 시설에서 생활하실 수 있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많은데 이분들이 많은 활동을 할 방법은 기업체와 보호 작업장의 사업 연대입니다. 사업연대를 강화한다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좋은 협조 체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완전 고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사업연대를 통해서 기업 측에서 계속 일자리를 제공해준다면 장애인 직업 재활 시설들이 더 많이 필요해지고 더 많은 직업 재활 시설에서 장애인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즉, 같이 연대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먼저 나서야 하는 거죠. 믿고 일자리를 계속 제공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개선해야 하는 것은 인식입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는 분명히 감수해야 하는데 많은 기업이 이를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노동자는 비장애인 노동자보다 적응 기간이 두세 배 정도 더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이러한 특성을 이해 못 하시고 장애인 고용을 멈춰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장애인분들을 채용할 때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파트 타임으로만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노동자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차적으로는 정규직 채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이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먼저 비정규직이라도 더 많이 채용해줬으면 합니다. 현재는 비정규직 자리조차도 많이 없으므로 비정규직 자리라도 많이 제공되어서 장애인이 더 많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는 먼저 원활한 일상생활이 중요할 텐데요 효정비전타운에서는 이를 위해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나요?

요즘 들어 주로 하는 프로그램은 자립 지원입니다. 효정비전타운에서는 두 가지를 중점으로 두고 있는데요, 기초생활 지원과 자립 지원입니다. 장애가 심하신 분들은 기본 생활도 어려우시므로 가장 기본적인 양치, 세면, 옷 갈아입기를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기초생활 지원입니다. 


자립 지원은 말 그대로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한 단계 위쪽의 내용을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 스스로 교통편을 이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다음 단계로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취업 지원, 즉 경제활동 지원입니다. 바로 취업이 어려우신 분들이 보호 작업장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연계해 흔히 부업이라고 하는 간단한 일들을 원내로 가지고 와서 시설 안에서 자체적으로 경제활동을 해 이용자분 스스로 수입을 얻게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단계까지 추진했고 3단계까지 추진할 것입니다. 


자립 지원의 경우, 장애인분들은 반복 학습과 반복 지원이 중요한데 반복적이고 지속해서 지원이 되지 않을 경우 퇴행 속도는 비장애인의 두 배입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와 중증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원내 이용자분의 경우에는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효정비전타운은 미술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내부에서만 교육을 받으면 외부의 상황을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원 외의 강사분이 무료로 봉사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전혀 교육이 되지 않는 상태였지만 선 긋기, 구도 잡기 같은 부분에서 많은 향상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미술교육은 그 이용자분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작은 것들을 만들며 소근육을 발달시켜 다른 직업이나 생산 활동을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사회복지는 작은 것을 개발해서 계속 커지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즉,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정말 작은 것을 발견해 그것이 계속 커지게 지원해주는 것입니다. 또 지치지 않게 옆에서 긍정적인 격려를 해줘 대상자 본인 스스로가 자존감이 향상되며 다른 영역에서도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매우 길겠죠? (웃음)

 

최근 대선후보들이 장애인 등급제를 폐지하고 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장애인 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대선주자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탁상행정이 아닌 직접 장애인 당사자, 가족 또는 장애 관련 실무를 하는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그분에게 딱 맞는 정책이 나오지 어떤 수혜적인 정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직접 실천하는 것입니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많은 것을 들어서 그중에서 하나라도 실행에 옮겨 실제로 나타나고 대상자가 직접 체험하고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은 정책이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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