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내리는 생체 칼럼] 공부 덜하면 뉴런이 죽는다

배움은 인생을 살아가는 내내 필수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공부에 익숙해지기는커녕 공부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공부를 덜 하면 뉴런이 죽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오래전부터 뉴런은 죽으면 새로 생성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왔지만, 최근 뉴런을 만드는 신경 줄기세포가 발견되면서 뉴런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신경 줄기세포가 왜 존재하며 뉴런이 계속해서 만들어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고려대 의대 해부학 교실 교수 연구팀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신경 줄기세포에 성체 신경 발생을 조절하는 데 예정 세포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정 세포사란 특정 세포가 결정된 시기에 죽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10년에 걸친 뉴런 연구를 통해 예정 세포사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뉴런의 절반은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몰레큘러 브레인’에 게재했다. 비록 새로 만들어진 뉴런의 절반은 죽지만, 이 결과를 통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바로 공부를 많이 하면 뉴런이 적게 죽는다는 사실이었다.

 

공부를 많이 하면 뇌의 활성화 수치가 증가하여 죽는 뉴런의 수가 감소하지만, 반대로 공부를 덜 하면 뇌의 활성화 수치가 감소하여 많은 뉴런이 죽는다는 것이다. 또 이전보다 고차원적인 사고를 해야 할 때 뉴런이 더 많이 생성된다는 사실도 새로이 밝혀졌다. 동물이 임신하면 얼마 뒤에 새끼를 낳아 키워야 하므로 고차원적인 사고가 필요해지는데, 이때 뉴런의 생성량이 늘어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이러한 결과를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원숭이처럼 집단으로 무리지어 생활하는 , 서열관계가 있는 동물의 경우 상위 집단보다 하위 집단의 동물들의 뉴런이 더 많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냄으로써 사회적 동물의 스트레스가 신경줄기세포의 분열과 생존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는 비슷한 경우에 놓여있는, 직장생활을 하는 인간의 뇌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른들이 어릴 적부터 ‘공부 안 하면 머리 나빠진다.’, ‘나이 들어서는 머리가 굳어서 공부를 못한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그냥 속설이고 미신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이 말들이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는 사실이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고차원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그 사고 능력을 쉽게 잃게 된다는 것은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사실로 입증되었다. 뇌를 쉬게 하지 말고, 창의적이거나 많은 사고력을 요하는 활동을 찾아보고 많이 하도록 노력해서 뇌를 활성화시키고 뇌의 사고 능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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