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은의 시사칼럼] 조국 법무부 장관을 통해 살펴보는 한국사회 문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진학과정이 화제에 올랐다. 조모씨는 외국어고에서 고려대의 이공계학과에 진학한 뒤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거쳐 부산대 의학 전문 대학원에 합격했다. 이런 조모씨의 행로는 입시전문가도 처음 보는 케이스라며 놀랄 정도다.

 

한양외고에서 단국대 외대 장영표 교수가 조모씨를 논문의 1저자로 올린 건 해외대학 진학을 위해서 였다고 한다. 하지만 조모씨는 갑자기 진학을 변경했다. 2010년, 고려대에서는 때마침 ‘세계선도 인재전형’을 개설했다, 미국생활을 했던 조씨에겐 유리할 수밖에 없다. 2년 뒤 이 전형은 폐지되었다. 2015년 부산대 의전원 입시 지원자격은 ‘의학교육 입문검사(MEET) 공식 성적을 취득한자’였다. 이상하게도 전형에서 점수를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점수가 낮았어도 합격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는 이 모든 것이 공법이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뭔가 찜찜하다. 그 이유는 바로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의 행동이 비도덕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정당히 얻어야 하는 기회를 자신의 위치와 힘을 이용해 빼앗은 것이다. 법의 빈틈을 악용한 비도덕적행동을 합법적이라 포장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이런 행동은 아노미 현상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목표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 사회에서 인정하는 수단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아노미 현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적절치 못함을 일컫는다. 조국은 딸의 목표에 집착하였다. 이 집착은 제도화된 수단은 거부하고 무리수를 둬 비도덕적 일탈로 이어지게 되었다.

 

우리가 보기에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의 무리수는 정도를 지나치게 벗어나는 방식이었다, 결국 자신의 정도를 넘었다는 건 다른 사람의 몫을 강탈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모가 자식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무리수로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그건 닫힌 사회에 대한 허탈함을 일으킬 뿐이다. 무리수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피해 입는 사람은 돈 없고 힘없는 약자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킹 머튼은 ‘일탈론’에서 “국가는 닫힌사회에서 좌절했을 때 좌절한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적절하고 공평하게 해소 시켜줄 수 있는 사회제도의 적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아노미 현상은 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의 무리수는 곪았던 부분이 터진 것뿐이다. 한국사회는 돈과 명예가 목표에 가기 위한 무리수로 악용되게 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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