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경의 언어 칼럼] '망고하다'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순우리말의 모든 것

쏟아지는 미디어 매체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소통과 함께 도래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조어'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어가 새롭게 만들어져 사용되는 단어를 '신조어'라고 한다. 그러나 각종 은어와 비속어가 난무하는 인터넷 언어는 언어 창조가 과연 옳은 일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과연 인터넷 언어는 언어 창조일까? 아니면 언어 파괴일까? 신조어로 사용된다고 해서 모두 올바른 언어는 아니다. 어떤 단어는 윤리적으로, 또 어떤 단어는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조어가 아닌 따로 주목받고 있는 단어가 있다. 만약 현대인들의 언어 사용 실태를 바다에 비유한다면, 신조어로 넘실대는 파도 속에서 건져 올려져 주목을 받는 단어이다. 바로 '순우리말'에 관한 설명이다. 아마 '순우리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순우리말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는 평과 함께 현대 사람들의 언어 사용에서 빈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많은 사람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 순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지식인' 등에 문의하는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순우리말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을까? 순우리말은 '고유어'와 같은 말이다. 한국어를 이루는 어휘에는 총 4가지가 있는데, 바로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이다. 그중 고유어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순우리말이다. 고유어의 사전적 정의는 '우리말에 본디부터 있던 낱말이나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 만들어진 낱말'을 말한다.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59217&cid=58583&categoryId=58594) 어느 단어가 고유어인지 아닌지는 국어사전을 확인하면 알기 쉽다. 국어사전에 해당 단어를 검색한 후 검색된 단어의 바로 옆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으면 고유어이다. 한자가 적혀있다면 한자어일 것이고, 영어가 적혀있다면 외래어 혹은 외국어일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는다고 모두 고유어인 것은 아니다. 고유어의 정의에서 알 수 있다시피 외국어에서 유래된 단어는 고유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어에는 우리가 모르는 신기하고 새로운 단어가 넘쳐난다. 제목에 기재된 '망고하다'의 뜻을 알고 기사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마 대부분은 의미를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과일의 이름을 가진 순우리말도 많다. 한 예능에서 순우리말 문제로 등장하며 한때 과일 이름의 순우리말이 화제가 되었었다. (참고 : https://tv.naver.com/v/5771953) 예를 들어, '망고하다'는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라는 뜻이 있고, '매실매실하다'는 '사람이 되바라지고 반드러워 얄밉다.'라는 뜻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나타내는 순우리말도 있다. '개치네쒜'는 재채기를 한 뒤에 내는 소리이고 '어뜨무러차'는 어린아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내는 소리이다. '골싹골싹'은 담긴 것마다 가득하지는 아니하나 거의 다 찬 듯한 모양을 의미하고, '삼박삼박'은 작고 연한 물건이 잘 드는 칼에 쉽게 자꾸 베어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낸다.

 

날짜를 표현할 때도 순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다. 1월은 해오름달, 2월은 시샘달, 3월은 물오름달, 4월은 잎새달, 5월은 푸른달, 6월은 누리달, 7월은 견우직녀달, 8월은 타오름달, 9월은 열매달, 10월은 하늘연달, 11월은 마름달, 12월은 매듭달이다. 몇월뿐만 아니라 며칠도 순우리말로 나타낼 수 있는데, 더욱더 새로운 점은 요일까지도 순우리말로 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 한자의 의미를 고려하여, 월요일은 달의 날, 화요일은 불의 날, 수요일은 물의 날, 목요일은 나무의 날, 금요일은 쇠의 날, 토요일은 흙의 날, 일요일은 해의 날이라고 칭한다. (참고 : https://www.zetawiki.com/wiki/순우리말_날짜_표현)

 

고유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고유어도 있다. '에누리'와 '헹가래' 등은 자칫하면 외국어 혹은 외래어라 생각할 수 있으니 사실은 고유어이다. 반면에 고유어가 아니지만, 고유어로 오해하는 때도 있다. 과일인 '귤'과 동물인 '기린'은 고유어가 아닌 한자어이고, '냄비'와 '담배'는 각각 일본어와 포르투갈어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순우리말에 대해 찾아보면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순우리말의 내용이 무수히 많다. 순우리말은 우리말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발달했기에 우리나라 민족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의를 숙지하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자주 사용하지는 못하더라도 각종 신조어가 넘치는 언어의 바닷속에서 소박하고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발견해 신조어보다는 순우리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자. 그것이 우리말을 지키고 바른 언어습관을 기르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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