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민의 시사 칼럼] 돌덩이같은 코로나19가 다시 시작된 '이태원 클라쓰'

이태원 클럽에서 확산된 '코로나19'가 일으킨 사회적 파장

 

 

 

거의 잡혀가는 듯한 신규 코로나 확진자의 감소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한 지 1일도 지나지 않아 5월 6일 아침 10시 37분, 필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용인시청] 66번째 확진자 발생(남/29세, 기흥구 청덕동), 역학조사 후 동선은 SNS 및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습니다." 최근 몇 달간 매일같이 받던 문자이기에 "아... 또 문자 왔네" 라는 생각만 하며 그날은 문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뉴스를 틀어보니 용인의 20대 코로나 확진자가 이태원에 있는 클럽을 다녀갔다는 내용으로 모든 언론사가 도배되어 있었다. 곧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될 등교 개학을 기대하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던 나에게 이 소식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확진자의 동선에 클럽이 포함되어있는데 클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으로 등교 개학이 더 늦춰질 수 있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황급히 다른 관련 소식들을 찾아보았다.  용인에서 살던 29세의 남성이 감염성이 가장 커지게 되는 증상발현 첫날에 5시간 동안 5개의 클럽을 드나들며 많은 사람과 접촉을 하게 되면서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참고: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005070359&t=NN

 

 

 

코로나 유행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 20대, 30대의 젊은 층들이 클럽으로 모여둠과 동시에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클럽이란 방역 사각지대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일은 당연한 결과였다. 미래가 뻔히 보이던 집단감염은 결국 발생하게 되었고. 5월 10일,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54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0051018907)

 

언론의 보도는 클럽에서 발생된 집단감염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동선이 밝혀진 후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들의 종류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A 클럽은 성 소수자들을 위한 클럽으로 밝혀지며 언론에서는 그것을 이용해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를 "방역을 방해하는 행태"라고 비판했고 많은 타 언론사들이 자극적인 기사들을 비판함으로써 지금은 대부분 내려간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가 어떠하든 우리는 성 소수자들을 폄훼하고 깎아내림으로써 혐오스러운 분위기를 조장하는 자극적인 언론들을 경계해야 한다.  성정체성과 이번 코로나 사태는 무관한 것인데 자꾸 이를 부각한다면 감염되었을지도 모를 그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이 탄로가 날까 두려워할 것이다. 그들이 자꾸 검사와 치료를 피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가 고스란히 받게된다.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되며 이번 사태로 인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분위기가 조장되고 한편으론,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로 인간의 온갖 이기심들을 경험했고 계속해서 경험 중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미국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당신은 인종차별로부터 자유로우리라 생각하는가? 정작 안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당신스스로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나 확진자들을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과연 우리는 코로나가 두려운가? 아니면 코로나가 빚어내고 있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들이 두려운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우리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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