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다란의 교육 칼럼] 수업시간이 바뀐다, 거꾸로 교실

 

최근 몇 년간 화제되었던 '거꾸로 교실'을 다룬 영상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그동안 수업 방식으로 거꾸로 교실을 채택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은 채 마냥 긍정적으로 보았는데 영상에서 다룬 거꾸로 교실의 문제점을 보고 나니 거꾸로 교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이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다. 

 

거꾸로 교실이란 집에서 미리 예습한 후 학교에 와서는 과제를 풀이하거나 토론하는 등의 형태의 수업방식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수업 시간이 유연하지 못하고 학생 중심의 활동을 진행하기 어려웠는데, 거꾸로 교실은 미리 예습을 하므로 학생들이 수업시 간엔 토론하고, 모둠 과제를 수행하는 등의 주도적인 활동을 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범수균 팀장은 거꾸로 교실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으며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여 학습 능력에 관계없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고 하였다. (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80960&cid=42171&categoryId=58268

 

필자의 경우에는 실제로 세계사라는 과목에서 한 학기 동안 거꾸로 교실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처음엔 수업 영상을 미리 보고 와야 한다는 번거로움에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막상 수업 시간에 서클 형태로 앉아 자유롭게 비경쟁식 토론을 하니 아이들이 세계사 시간을 기존의 강의식 수업이었던 1학기와는 다른 태도로 수업에 임하는 것이 느껴졌다. 필자도 영상을 미리 챙겨보고 와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다 잊어버릴 만큼 세계사 수업을 좋아했었다. 아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서 '내가 옳다.'라는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마 거꾸로 교실이 아니었다면 아이들과 수업 시간에 이렇게 소통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던 세계사 수업 시간의 경우에도 예습하지 않은 친구들은 오히려 수업에서 배제되기 쉬웠다. 어쩌면 개인 간 학습 격차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업 형태별 학생의 성취도와 만족도 실험연구(송성민 외, 2019)>에서 학생 주도 활동형 수업이 학업 성취 수준이 낮은 하위 80~100%의 학생들의 성취도를 낮추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따라서 거꾸로 교실 역시 자칫하면 학업 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러한 단점도 존재하기에 거꾸로 교실이 단순히 노는 수업이 아니라 지식 전달과 학생 중심의 활동으로 심화학습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지식 전달과 학생 중심 활동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교수자의 학습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 그리고 모든 학습자를 따듯하게 포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교수자의 세심한 배려와 포용성이 있다면 거꾸로 교실은 앞으로 미래 교육을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거라고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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