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의 마케팅 칼럼] "이효리 동생그룹" 스피카, 동생 그룹 홍보 전략은 좋은 전략이었을까

스피카는 "이효리의 동생그룹"으로 이름을 알렸었지만 2017년 결국 해체하게 됐다. 이는 마케팅의 역효과일까,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을까?

“후배 그룹” 혹은 “동생 그룹”은 유명 연예인과 같은 소속사에서 새롭게 데뷔한 신인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후배 그룹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경우 유명한 연예인을 통한 후광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때때로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해당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볼 수 있는 예시로 걸그룹 “스피카(SPICA)”를 들 수 있다. 스피카는 2012년 데뷔하여 2017년 결국 해체했으나, 활동할 당시 “이효리 동생그룹” 이라는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피카가 이효리 동생 그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한 때가 2013년 8월 무렵인데, 2017년의 해체기사 대부분에서 “이효리 동생 그룹”이 해체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스피카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오랜 기간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스피카가 처음부터 “이효리 동생 그룹”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물론 같은 소속사 선배인 이효리를 통해 홍보를 하긴 했지만(스피카의 뮤직비디오에 이효리가 출연했고, 해당 내용을 이효리가 본인 트위터에 게시하는 등)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데뷔 2년 이후에도 특별한 성과가 없자, TV 프로그램인 “이효리의 X 언니”에 출연하며 이효리가 직접 그룹을 프로듀싱해 주는 모습을 방송했고, 해당 방송 이후로 “이효리 동생 그룹”, “이효리가 프로듀싱한 걸그룹”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해당 방송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스피카라는 그룹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효리의 유명세를 통해 인기를 얻으려 한다며 무작정 비난하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들도 “동생 그룹”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에 견해를 다르게 한다.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 이외에 그룹만의 특별한 특색을 선보이지 못하면 아이돌 그룹의 성장과 변화를 제한하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그렇다면 스피카의 경우 해당 마케팅 전략은 효과적이었을까? 스피카는 해당 방송 이후 음악방송 1위 후보권에 드는 등 좋은 실적을 내는 듯하였으나 그 이후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2017년에 해체했다. 그렇다면 이는 앞서 언급한 동생 그룹 마케팅의 부정적인 효과로 인한 결과인 걸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방송 출연 이후 스피카의 활동을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효리의 X 언니” 방송이 끝난 후 스피카는 2013년 가을 <Tonight>을 발표하고 2014년 1월에 <You don’t love me>로 다시 컴백했다. <You don’t love me> 또한 이효리의 프로듀싱을 바탕으로 제작된 곡인데, 해당 곡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1위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룹의 인지도나 음악 방송 순위가 급격히 내려가면서 이효리의 반짝 후광이었다는 비판을 듣게 되었으나 스피카의 활동 명세를 분석해보면 단순히 이효리의 반짝 후광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룹 인지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보다 더 주요한 원인으로 기획사의 지원 부족과 고정적인 팬층의 부재가 고려되어야 한다. 스피카가 <You don’t love me>로 인기를 올리던 시점에서도 소속사의 서포트가 상당히 부족한 편에 속했으며, 상당히 긴 공백기를 가졌다.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시점에서 긴 공백기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2014년 마마무의 인지도가 점차 증가했다는 점도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마무와 스피카는 모두 보컬을 중점적으로 내세운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컨셉트가 많이 유사한데, 마마무의 입지가 급격히 강화되며 스피카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도 있다. 그로 인해 고정적인 팬층의 형성이 힘들었고, 고정적인 인지도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효리를 통한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음원 성적만 보더라도 이효리를 거치고 난 이후의 성적이 가장 좋으며, 스피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됐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소속사의 프로듀싱 능력 부족과 서포트 부족 등으로 “이효리 동생 그룹”을 대체할 새로운 프레임을 형성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 스피카는 대략 4년의 시간 동안 “이효리 동생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유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마케팅 방법의 부정적 효과라기보다는 마케팅 이후 대처의 미흡이 가져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그도 그럴 것이, 마케팅 방법은 단독 독립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 방법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이 결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대적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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