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의 의약 칼럼] 백신 체계 점검해야

매년 돌아오던 독감 유행이 이번 코로나 19 유행과 겹치는 것을 걱정한 정부는 어린이, 청소년, 임신부, 노인에게 3가 백신이 아닌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독감 예방 접종률을 높여 독감 유행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즉, 증상이 비슷해서 구분하기 힘든 독감과 코로나 19로 인해 의료체계가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일어나 독감 예방접종이 일부 중지되었다. 일부 백신은 배송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무방비로 방치되었다. 낮은 온도에서 보관돼야 하는 백신이 물류 업체의 실수로 상온에 노출되면서 백신의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해 검증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관심이 있다. 심지어 노출된 백신은 청소년에게 무료로 접종하려던 물량이었기 때문에 이 사고가 더 주목받게 되었다.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 정부는 즉각적으로 일부 접종 일정을 중단 및 연기를 하였으나, 일부 백신은 이미 접종되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걱정하고 있다. 심지어 날마다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인원이 늘어나는 것도 많은 국민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

 

이미 접종된 백신 물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료접종 백신과 일반접종(유료접종) 백신을 구분하지 않거나 무료접종 기간 전 해당 백신을 접종하는 일도 적지 않는 등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백신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백신 물량 조사에도 차질을 겪고 있으며, 접종을 마친 국민들은 자신이 상온 노출된 백신을 접종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들끓고 있다.

 

이번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는 백신 체계 점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배송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부터 의료기관의 미흡한 백신 관리까지, 현재 백신 체계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리고 이 부족함은 실제로 일부 예방접종 기간을 연기하는 등의 큰 차질을 일으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백신을 배송하는 업체도 백신과 관련된 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백신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일이며, 관리 수칙도 자세하며 쉽게 말해 깐깐한 편이다. 백신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운반한다면, 그 누구도 이번 사고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의료기관의 백신 관리도 재점검되어야 한다. 물론 의료기관의 백신 체계는 백신 배송 체계보다는 잘 갖춰진 편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통해 관리 체계에 미흡함을 보인 만큼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백신의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접종 시 일련번호를 입력하게 하는 등 빈틈없는 백신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직도 독감 백신의 안전성과 효용성은 확인되고 있다. 간과했던 백신 체계의 부족함이 뒤늦은 독감 예방접종으로 인한 트윈데믹의 사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루빨리 독감 백신의 안전성 및 효용성 확인을 마쳐 안전한 예방접종을 이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알 수 있었던 백신 체계의 미흡함도 다시 점검하고 보완하여 빈틈없는 철저한 백신 관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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