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의 영화 칼럼] 서로의 태양이 되어준 미드나잇 선

 

 

코로나 19로 인해 다른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요즘, 바쁜 일상생활 속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의 꿈을 찾아가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따뜻한지를 느끼게 해준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스콧 스피어 감독의 영화, 『 미드나잇 선 』이다. <퀸카가 아니어도 좋아>에서의 악역을 연기한 벨라 손과 패트릭 슈왈제네거 배우가 케이티와 찰리 역할을 맡았다. <미드나잇 선>은 막 졸업한 20살의 풋풋하고 따뜻하지만 한 편으로는 아프고 또 깊은 여운을 남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밝게만 보이는 여주인공 케이티는 숨기고 싶은 병을 앓고 있다. 바로 색소성건피증이라고 불리는 희귀병 XP로 인해 태양 빛을 피해야만 한다. 햇빛으로 인해 낮에는 특수 제작된 창문이 있는 방 안에서의 삶만 허용되어 학교조차 다니지 못한다. 무료한 그녀의 삶에 유리창 너머 보이는 한 소년, 찰리는 그녀에게 큰 힘이 되곤 한다. 그렇게 그녀만 찰리의 존재를 알고, 그를 매일 같은 시간 기다리던 어린 소녀 케이티는 훌쩍 성장하여 20살이 된다. 20살이 되던 그 날 밤,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타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곤 기차역에서 버스킹을 하러 나간다. 운명적으로 그녀의 노래를 들은 그는 이끌리듯 그녀에게 향하고 찰리의 존재를 알고 있던 케이티는 마주한 찰리를 보고 급히 자리를 피하지만 떨어뜨린 악보로 인해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서로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낀 둘은 연인으로서 인연을 맺게 된다. 

 

삶의 이유이자 자신의 편이 되어준 찰리에게 케이티는 그의 삶을 다시 찾아주게 된다. 바로 어깨 부상으로 자신의 꿈이었던 수영을 포기했던 찰리에게 다시 수영에 도전할 것을 권유하고 결국 찰리는 다시 수영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함께 하던 둘은 금세 지나버린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케이티가 햇빛에 노출되는 큰 사고를 마주하게 된다. 다행히 케이티에게 큰 위험이 따르지는 않았으나 평범하게 보이고 싶었던 케이티는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병을 찰리에게 고백하게 된다. 찰리는 그런 케이티를 더욱 아껴주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한 그 또한 그녀에게 큰 선물을 주게 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영향으로 노래를 부르며 기타 연주하는 것을 즐기는 그녀에게 라이브 공연을 보여주고 그녀가 많은 이들 앞에서 좋아하는 버스킹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다. 이후 녹음실을 대여하여 그녀의 노래를 녹음하고 업로드하면서 그녀의 노래가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게 된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꿈을 찾아주며 행복한 나날을 함께 하던 그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찾아오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순간, 그녀는 찰리와 함께 평생 꿈꿔왔던 요트 위 햇살을 만끽하며 하늘의 별이 된다. 그렇게 케이티가 떠나고 남겨진 그녀의 삶의 이유이자 꿈이었던 찰리, 최고의 친구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던 아버지 잭, 그녀의 삶에 있어 전부였던 친구 모건은 그녀를 기억하며 또 새로운 삶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간다. 찰리의 도움으로 남겨진 그녀의 노래가 라디오에 흘러나오고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찰리가 낭독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단순한 20살의 청춘 러브스토리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접하게 되었으나 영화를 본 뒤 진한 여운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의 아픔과 상처, 타인의 시선으로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 서로의 꿈을 찾아주며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을 통해 나 또한 누군가의 꿈을 찾아주고 누군가의 태양이 되어 어두운 길을 밝게 비추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 때 까지 한순간도 지루하게 다가왔던 부분이 없었던 것 같다. 결말이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일상에 지쳐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누군가와의 사랑을 통해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배우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까지 확장되어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찾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따뜻하고 잔잔한 영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께 한 순간은 짧았지만 매 순간 별들이 타오르는 것 같았어.

그 순간의  불빛들은 앞으로 수천 년 동안 반짝일 거야." _ 영화, 미드나잇 선 中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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