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호의 환경 칼럼] 바다를 덮어버린 부표, 바다를 옥죄어 가는 그물

어업으로 인한 쓰레기와 그 해결 방안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에 관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거북의 코에 꽃혀있는 빨대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쓴 새의 사진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은, 더더욱 청소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 빨대와 비닐 봉지가 이러한 해양 오염의 주범일까? 우리가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다가 다시 푸르러질까? 놀랍게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생활 용품, 장난감들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태평양 쓰레기 섬을 이루는 쓰레기 중 약 46퍼센트는 어선들이 버린 폐어구(어망, 부표, 낚시줄 등)였다.1 또한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는 어구 중 85퍼센트는 적절한 폐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바다에 버려졌다.2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어떻게 환경을 오염시키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과 쓰레기 섬, 오래도록 썩지 않는 해양 폐기물의 모습들, 폐어구들은 우리가 이미 많이 들어왔던 '흔한' 해양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많은  어업으로 인한 쓰레기가 낳은 문제로는 대표적으로 '유령어업'이 있다. 유령어업은 물고기가 폐어구에 잡혀 죽는 것을 말하는데, 연간 3천 7백 억원에 달하는 수산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3 어구들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잘 썩지 않는데,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 무고한 바다의 생명을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망 등에 걸려서 배가 좌초되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해양 폐기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어민들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실제 사고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해양 생태계를 살리고자  해양 폐기물 수거와 분류 등에 초점을 맞춘 ⌜해양 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이 2020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상업적 어업으로 인한 해양 폐기물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제대로 사용 어구를 신고하지 않은 후 고기잡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해양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현행 제도인 어구 실명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된 어구 실명제는 어구 주인을 깃발과 부표 등을 이용해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여러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제도 보완을 위해서는 이름표 규격을 표준화하는 것과 충분히 식별 가능하도록 이름표를 달았는지 단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어구 판매 과정부터 폐기 과정까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신고하지 않은 어구를 사용하고 바다에 버리는 불법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 철저한 단속이 매우 중요하다. 적발된 불법 어구들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하고, 어떤 방식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것인지 세부적인 방안들을 개선하는 것도 해양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인간과 바다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바다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지금까지 바다를 단순히 이용 대상으로 취급하고 오염시켰다면, 지금부터는 바다를 아끼고 돌보아야 한다. 더 이상 해양 오염을 묵인할 수는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참고 및 인용 :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988641.html

2 인용 : https://www.vop.co.kr/A00001571169.html

참고 및 인용 : https://www.youtube.com/watch?v=twY-93zw8Uchttps://pixabay.com/photos/safety-net-spirit-network-3289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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