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현의 의료/심리 칼럼] 지금, 당신의 느낌은 어떠십니까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대화를 하는 방법으로는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답을 하거나 대화의 시작을 건네는 것이 있다. 이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정확히 감정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가 뭘까?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파악하는 것? 또는, 상황이 흘러가는 맥락에 따라 상대가 느낄 감정을 예측하는 것? 미국의 과학심리학자 릴사 펠드만 배렛에 따르면, 사실 사람의 감정을 파악한다거나 읽는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행위이다. 감정은 뇌에서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태어날 때부터 가져가는 것도 아닌 사람의 예측일 뿐이기 때문이다.

 

앞 문단의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럴 때 느끼는 ‘궁금함’과 같은 것들은 감정이 아니라 느낌이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또 태어나서부터 죽기 직전까지 항상 ‘느낌’을 가지고 산다. 그러면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학습한, 느낌에 따른 표정들을 얼굴과 행동으로 만들어낸다. 만들어낸 표정과 행동을 본 상대방은 그에 따라 예측이라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감정’을 인식한다. 정리하면, 표출된 느낌을 인식한 후 예측해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꼭 상대방이 인식해 예측하는 것만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느낌에 따른 예측으로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채는 것이기도 하다.

 

 

이 내용들을 통해, 우리는 본인의 느낌을 감정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배가 뒤틀리는 느낌을 예로 들면, 같은 느낌이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와 같이 배고픈 감정과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의 긴장되는 감정 두 가지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극단적으로 감정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긴장을 하면 우리는 시험에 준비가 덜 되어 시험을 잘 못 볼 것 같다는 불안감이라는 감정을 예측할 수도 있으나 우리가 시험을 잘 보기 위하여 시험이라는 전쟁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 속 우리는 한순간에도 수백 가지의 느낌을 받는다. 또한, 감정은 우리의 행동과 우리의 미래, 그리고 우리 삶을 좌우한다. 마지막으로는 느낌을 통해 감정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기에 충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삶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나가기에 충분한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감정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뒤돌아보길 바라며, 좋은 일이 일어나도 행운에게 영광을 떠넘기기보다는 자신이 그 순간 판단하고 행한 일들을 칭찬하기를 바란다. 느낌과 감정, 이 두 가지를 우리가 잘 받아들이고 잘 조절한다면, 우리는 보다 더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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