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의 인문학칼럼 2] ‘밴드웨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타인지향형 사회

선전이나 광고활동에서 많이들 쓰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요즘 제일 유행하는 립스틱이에요.”, “거의 모든 집에는 이 제품이 하나씩은 있죠.”, “마감 임박!” 등. 이런 말을 들으면 왠지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는 ‘내가 유행에 뒤처지고 있나’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상품을 사지 않는 사람들을 소수파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유행이기 때문에 샀다면, 그 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그 효과는 바로 ‘밴드웨건 효과’다. 밴드웨건(bandwagon)은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선두에 선 악대차를 뜻한다. ‘밴드웨건 효과’는 사람들이 그 뒤를 졸졸 따르는 모습에서 비롯된 말이다.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이 효과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밴드웨건 효과의 배경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일반적인 사회의 성격이 타인지향형으로 변화했다. 자신의 행동과 의사결정의 잣대를 자신의 주관이나 객관적인 논리로부터 찾기보다는 다수의 결정과 분위기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소신보다는 타인의 결정에 더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회에서 대인관계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유행을 좇고,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다. ‘밴드웨건 효과’도 이런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 종교, 심지어는 외모까지 타인을 기준으로 행동한다. 개성은 아직 남아있지만 타인 행동을 따르는 기준 안에서 약간씩 개성을 추구하는 형태로 남아있다.

 

타인지향 현상의 역순환

 

다수에 의한 의존현상은 좋은 현상일까?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 혹은 타인과의 ‘소통’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나친 다수에 대한 의존은 자아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킨다. 타인지향형 사회에서 대인관계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개인의 개성은 무시된다.


그래서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개인이 아닌 다수의 개성을 따라 하는, 유행을 따라 하는 개인이 된다. 타인으로부터의 시선 의식 때문에 개인의 내면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진다.


또한, 다수에 대한 의존이 다수에 적응하지 못하면 소외된다는 두려움, 강박관념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불안감이 또다시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고려하게 한다. 이렇게 역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타인지향 주의적인 경향이 ‘밴드웨건 효과’를 더욱더 극대화 시키고 있다.

 

타인지향형인간 자율적 인간

 

많은 사람이 타인의 시선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사회적 통념이 요구하는 대로 사고하며 행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타인지향형 인간에서 자율적 인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독한 군중》은 밤을 두려워 말고 내 안의 타인을 쫓아 보내고 내 안에 나를 가득 채우자고 말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개인의 자유는 고독을 먹고 자란다고 말한다. 고독하므로 자유로울 수 있고 자유로우므로 고독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다수를 따라가기보다는 자기 자기 생각과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삶을 살아 나가야 한다. 자율적 인간은 개성 있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밴드웨건 효과’를 극대화하는 타인지향형 사회는 타인에 상관없이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자율적 인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칼럼소개 : 사회의 현실, 문제점, 소식들을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전달하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의 시각에서 인문학을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겠습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