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결국, 유럽의 벽에서 좌절했다. 지난 5월 30일 열린 2017 U-20 코리아 한국과 포르투갈의 16강 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3골을 실점하며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인 포르투갈에 맞게 전략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한국은 상대의 빠른 카운트어택에 쉽게 무너지며 경기를 내주었다.


오랜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FIFA 주관 대회였고, 꽤 기대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동안의 신태용호였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이번 대회와 지난 리우올림픽 때도 알 수 있었겠지만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나라 간 실력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비슷한 나이끼리 상대를 하다 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성인 대표팀보다는 실력 편차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왜 성인 대표팀에서는 실력 편차가 큰 것일까. 



연령별 선수들이 성장해 성인이 되면 보통 자국 프로리그로 향한다. 요즈음은 해외 진출을 하는 선수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자국 프로리그에서 성장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실력 편차가 생겨나는 것이다. 자국 리그 수준이 발달한 유럽 같은 경우에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가자마자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반면 유럽보다 자국 리그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권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간다 해도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없을뿐더러 설사 경기에 나선다 해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U-20 대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상대한 잉글랜드나 포루투갈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에 반면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이 대학팀에 소속된 선수들이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이 한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프로에서 쉽게 기회를 얻을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에 어린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해외에서도 역시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분명히 희망을 봤다.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던 이른바 '이승우 세대'가 첫선을 보였고 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k 리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어린 선수들이 국내에서 프로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절차가 필요하다.


지금 k 리그에는 23세 이하 선수에 대한 규정이 있다. 하지만 팀에서는 결과를 위해 규정을 포기하고 교체카드를 2장만 사용하는 등 아직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에 조금 더 규정을 강화해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이승우 세대'가 충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나가야 한다.


이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이고 언젠간 우리의 꿈과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이다. 제도적 절차는 협회와 연맹의 몫이고 우리는 이 선수들이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는 것이 이 선수들을 돕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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