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준의 스포츠칼럼 8] 축구 '집'관기 2- 두팀이 그라운드에 펼친 락 페스티벌

쳄스 플옵 리버풀 vs 호펜하임

작년 분데스리가에 호펜하임이라는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호펜하임은 젊고 세련된 플랫3와 클롭을 표방하는 게겐프레싱을 혼용해 분데스리가에서 4위까지 올라 챔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그러나 멋진 보내고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는 그들에게 악재가 생겼다. 꿈의 무대의 한 계단 아래에서 난적 리버풀을 만난 것이다. 이는 리버풀에게도 악재임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진출한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호펜하임이라는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긴장감을 느끼는 플레이오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경기 전: 두 헤비메탈의 만남, 락 페스티벌의 기대감

이 대진이 성사되었을 때, 많은 전문가가 플레이오프 중 가장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거친 전방 압박과 빠른 전개를 자랑하는 ‘헤비메탈’ 리버풀과 그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세련된 전방압박의 호펜하임, 이 둘의 만남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케 했다. 그 기대에 충족해 두듯이 양 팀은 1차전에 치열한 경기를 펼치며 2:1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었다. 예상외로 호펜하임이 선전했고, 클롭은 ‘축구는 피겨스케이팅이 아니다.’(결과로 말한다)라며 응수했다. 거친 두 팀의 1차전은 효율적인 리버풀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 헤비메탈의 서곡에도 열광한 관중들에겐 아직 즐길 곡이 남아 있었다. 그들의 2차전, 절정이 펼쳐질 무대가 남아 있었다.

 

 

 

#경기 중: 두 번의 뒤꿈치, 두 번의 끄덕거림

두 팀의 라인업은 그들의 의도를 보여주었다. 리버풀은 1차전 승리 멤버를 그대로 세워 같은 결과를 기대했고 호펜하임은 데미르바이의 파트너로가이거를 선택하여 중원에서 변화를 주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리버풀은 팀의 트레이드마크인 ‘게겐프레싱’을 이용해 도전적 공격을 펼쳤다. 이에 호펜하임도 맞불 전략으로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에 임했다. 같은 전술이었지만,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 알렉산더 아놀드- 모레노의 풀백과 마네-살라가 있는 측면 공격을 갖춘 리버풀은 화려한 돌파와 컷백으로 많은 오픈 플레이(17화)를 만들었고, 환상적인 첫 골 또한 그 과정에서 나왔다.

 

호펜하임의 높은 수비라인은 마네를 막지 못했고, 그의 힐 패스에 모두가 속았다. 그렇게 찬의 첫 번째 끄덕거림이 지나간 후, 얼마 있지 않아 리버풀은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었다. 마네가 살라 쪽으로 깊숙이 이동하고, 피르미누가 측면으로 가는 스위칭을 펼쳤다. 스위칭한 피르미누의 크로스는 바이날둠의 발끝에 걸렸고, 살라가 마무리 지었다. 그 마무리 뒤에는 또 한 번의 끄덕거림이 나왔다. 바이날둠의 롱 패스, 피르미누-마네의 2대1 패스, 마네의 뒤꿈치, 피르미누 크로스, 끄덕. 단 여섯 개의 과정으로 완벽한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3:0이 되자, 호펜하임이 자신들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우트의 투입으로 공격수가 많아진 그들은 특유의 동시다발적 침투와 우트-나브리-데미르바이의 커넥션 스위칭으로 기화를 노렸고, 한 골을 만회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들의 피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 달궈졌는데, 오히려 게겐프레싱이 강해졌다. 60분쯤 거세진 압박과 2~3선을 넘나드는 ‘박스 투 박스’ 바이날둠과 헨더슨의 활약으로 경기는 정점에 올랐다. 호펜하임은 전반 중반 가동한 플랫4에서 플랫3로 다시 변형해 그들의 축구를 펼쳤다. 눈을 뗄 수 없는 경기, 마무리 휘슬이 불린 후 스코어는 4:2였다.

    

 

#경기 후: 돌아온 리버풀의 챔스, 돌아올 리버풀의 챔스

호펜하임은 끝날 때까지 투지를 보여주었다. 특유의 직선적 움직임과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고, 상대가 경기 막판 5백을 만듦에도 꾸준히 문을 두드렸다. 아직은 뮌헨으로 떠난 루디와 잘레의 빈자리가 보이지만, 데메르바이 등 뉴 페이스들이 그들 몫까지 채워 줄 가능성을 입증했다. 리버풀은 베스트일레븐의 훌륭한 활약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피르미누-마네는 완벽 그 자체였고 헨더슨-바이날둠도 못지않았다. 피치를 좌우, 앞뒤로 넓게 사용하였고, 넓은 사용범위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축구를 만들어 냈다.

 

이제 그들의 공연은 끝이 났다. 한 팀은 승리했고, 다른 한 팀은 그에 약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승부는 그들에 있어서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챔스로 돌아온 리버풀, 돌아올 호펜하임, 그들의 가깝고도 먼 미래는 그들의 경기처럼 흥미진진하며, 감동을 주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좋은 경기와 스포츠 헤비메탈을 보여준 두 팀을 응원한다.

 

    칼럼소개 : 성준의 스포츠칼럼 90는 주로 해외축구에 대한 분석과 축구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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