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의원 “우리의 의견을 의결한다”

[현장르포] 수원 청소년의회 꿈의학교 경기도의회 견학

 · 수원 청소년의회 꿈의학교 “나도 의원이다” 경기도의회 견학
 · 교내 장애인 복지시설, 청소년 저녁 여가시간 확대 주장
 · 본회의 및 의정 전반 등 체험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13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최민지 학생 의장/영신여자고 2년)
지난 10일 오후 2시 수원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청소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13차 본회의 개의를 기다리고 있었던 도의원들은 바로 수원 청소년의회 꿈의학교 학생들이었다.
꿈의학교 학생들은 도의원 선서를 통해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준수하고 청소년의 권익과 복지 향상에 대해 성실히 임할 것을 다짐했다.

청소년 도의원들이 소속된 수원 청소년의회 꿈의학교 “나도 의원이다”(이하 ‘나도 의원이다’)라는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하는 꿈의 학교로서 강연, 캠프, 견학 등을 통해 청소년에게 정치와 자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의안을 만들고 제안하여 실제로 그 의안을 수원시에 제안·입법할 예정에 있다. 본 경기도 견학 이후에는 5회의 자체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 10월경에 수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수원청소년의회 본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건의의 장’ 2분 자유발언: 모의선거 실시·버스요금 인하·자전거 도로 설치건의

학생 의장의 개의선언에 맞춰 이어서 2분 자유발언이 진행되었다. 2분 자유발언은 현실에서의 청소년의 불편사항과 개선사항, 사회 문제까지 건의할 수 있는 장으로 이용되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박상현 군(동원고 2년)은 학생에게 참정권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올해 있었던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학생이 큰 관심을 보인 만큼 ‘청소년 모의선거 진행’을 건의했다. 건의주제에 맞춰 “청소년이 유권자로 성장했을 때 합리적 선택이 가능하며, 선거의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으며, “우리가 가진 한 표의 힘이 세상을 더 좋게 이끄는 힘을 알게 될 것”이라고 본 건의에 대한 기대효과까지 발언해 깊이 있는 고민에서 우러나온 고민이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박상현 군에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김영훈 군(곡반중 3년)은 ‘청소년의 버스요금을 내리자’라는 주제로 2분 자유발언을 했다. “현재 통학을 위해 버스를 타면, 한 번에 890원” 정도 나오고, “하루에 1780원, 한 달은 3만 5600원”이라면서 성인요금의 30%로 청소년 요금이 조정되었지만, 현 금액도 청소년에게 있어서는 무시할 수 없으며, 부담이 큰 요금이라고 발언해 청소년 버스요금 인하를 주장했다. 

2분 자유발언에서는 청소년을 비롯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 ‘자전거 도로 확대’ 문제도 제기되었다. 이준서 군(수원고 1년)은 자전거의 통행 가능 도로를 설명하면서 “자전거는 자전거 도로에서 타되 없는 경우에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서 타야 하며 보도에서 타는 것은 금지한다”라는 도로교통법까지 들어가며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자전거 도로가 많지 않고, 도로는 좁아 위험해 보도에서 타는 경우가 들어나 보행자 피해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자전거 도로 확대와 자전거 도로와 보도 사이의 경계막 설치를 건의하며 말했다.



“우리가 낸 안건, 우리가 심사한다” 모의국회: 교내 장애인 복지시설, 청소년 저녁 여가시간 확대 주장

청소년의 실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 2분 자유발언을 마치고, 학생 의장은 의사일정에 맞춰 안건심사를 진행했다. 안건은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안건설명을 거쳐 찬/반 토론을 통해 마지막 기립표결로 가결과 부결이 확정되는 과정을 거쳤다.

“의사일정 제1항 교내 장애인 복지시설 설치 강화 및 검토 조례안을 상정합니다”
안건상정에 따라 이지예 양(효원고 1년)이 안건설명을 진행했다. 초·중등교육법의 제18조의 4항의 학생 인권보장과 헌법,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내용인 인간의 존엄성 유지와 학생 차별금지를 근거로 모든 학생은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지장을 받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또, 10년 이상 된 한 사립학교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음과 장애인 램프 등의 장애인 시설이 설비되지 않은 점을 사례로 삼아 근거를 더 강력히 주장했다. 이로 인해 현재, 장애인 학생들은 학교 선택의 기회가 적어지고 있고, 일반과 특수학교의 분리는 차별과 편견의 극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안건의 타당성을 말했다.

이 안건에 정혜라 양(효원고 1년)이 반대토론을 신청했다. 정혜라 양은 장애인 복지시설 설립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있고, 거동이 불편하지 않음에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예도 있어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지역별로 장애인 복지시설이 있는 학교를 지정하여 학생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진현 군(매홀고 2년)은 찬성토론으로 장애인 복지시설 강화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편리한 교내생활을 도모할 수 있고, 이동할 때의 안전 보장과 학교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며 반대의견에 맞섰다. 그 결과 재석 20명의 의원 중 찬성 16인, 반대 4인으로 가결되었다.

“의사일정 제2항 저녁에 청소년이 놀 수 있는 시간을 늘리자 조례안을 상정합니다”

의사일정 2항은 청소년 저녁 여가시간에 대한 안건으로서 김성아 군(수원고 1년)이 안건설명을 맡았다.

“청소년들은 학교, 학원들로 인해 청소년은 저녁에 주로 놀 수 있고, 피시방이나 노래방 등은 저녁 시간에 출입이 어려워 청소년이 놀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된다”라며 안건설명의 운을 뗐다. 청소년의 여가증진은 청소년 자살률을 낮출 수 있고, 청소년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더욱 적극적인 수업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반대토론으로 신지훈 군(곡반중 3년)은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거론하면서 “청소년기는 아동기와는 다르나, 성년이 아니다”라면서 청소년이 “범죄자의 목표물·희생자”가 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학생들의 수면시간 문제에 있어서는 밖에 나가서 놀면서 스트레스 해결을 할 수 있지만 저녁에 놀수록 수면시간 부족을 초래해 수업 참여도가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신지훈 군의 반대토론에 이어 추현우 군(동원고 2년)이 찬성토론으로 다시 반론을 제기했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나 공부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며, 야간자율학습 후 노래방이나 피시방에 갈 수 없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녁에 여가시간을 늘림으로써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립표결 결과 찬성 10명, 반대 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었다.


‘부족한 듯, 넘쳐난 듯’ 들쭉날쭉한 청소년 의회

안건심사(모의국회)를 마친 후, 휴식시간을 거쳐 도전 골든벨 퀴즈를 시행했다. 도전 골든벨 퀴즈 후에는 약 30분간 민주당 박옥분(비례대표) 의원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도의원이 된 계기와 최근 제안한 정책 내용, 다른 당 의원과의 관계 등의 꿈의학교 학생 질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회를 보는 문제의식과 개선 의지에 대해서 들어서 놀랐고,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통으로 민주적인 합의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희망들을 보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터 변화하여, 그것을 배우고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나가는 학생들이 좀 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어 사회의 편익까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의사일정 제1항 ‘교내 장애인 복지시설 설치 강화 및 검토 조례안’ 안건 설명을 맡은 이지예 양의 발언이다. 이 발언은 경기도의회 견학이 청소년의 열정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청소년의 열정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청소년이 함께 짊어지겠다는 발언이었다. 박옥분 의원의 말처럼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그만큼 청소년 주도와 열정이 이 견학에서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분명히 대회의 모든 조건과 개최의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청소년 의회인 만큼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먼저, 청소년의 건의와 안건상정과 설명, 토론을 통해 표결을 이루어지는 과정이 모두 견학에 한정되었다는 것이다. 충분히 안건과 건의로서 가치 있는 청소년들의 의견을 많은 도의원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고, 박옥분 도의원만 참가하여 의원과의 대화를 진행한 점에 있어서는 아쉽다. 또, 견학이 이어지는 동안 성인들의 지도가 계속되어 회의가 계속 끊어지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서 있어서 발언대 사용법과 청소년 스스로 의회를 만들어나가 본인들에게 맞는 회의방식과 방법을 찾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창작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청소년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기자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로 시작하는 본인 소개였다. 발언들도 형식적인 것들도 보여 청소년의 열정적인 참여 의회였지만, 청소년 중심에 있어서 의회 꿈의학교 “나도 의원이다”가 바꾸어나갈 것도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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