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영의 영화 칼럼 V] 로맨틱한 불만족, 미드나잇 인 파리

인간은 만족을 할 수 없는 걸까? '미드나잇 인 파리' 를 통해 보는 인간의 본성

 

 

미드나잇 인 파리 (2012)

 

1920년대 파리를 동경하던 미국인 '길' 에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매일 자정이 되면, 20세기 파리로 가는 마차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과연 길은 마차를 통해 만난 '1920년대의 파리' 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과거를 동경하며 살아간다. 그런 우리에게 딱 맞는 영화 아닐까? 또한, 전 세계를 장악한 바이러스로 인해 더욱 더 오늘을 만족스럽지 못하게 보내는 이들이 많을 것같아 이 칼럼을 쓰게 되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우리의 소망을 투영하는 인물 '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를 1920년대의 파리로 보낸다.  시간 여행으로 인해 '길'은 자신이 동경하던 예술가들, 헤밍웨이 º 피카소 º 달리 등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뮤즈 '애드리애나' 와 사랑에 빠지며 자신의 비밀을 밝히게 된다. 그 사실을 들은 애드리애나는 자신이 동경하던 시대로 갈 수는 없냐며 길을 설득하고, 그는 사랑하는 애드리애나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 시기로 함께 떠난다.

 

"If you stay here, it becomes your present then pretty soon you will start imaging another time was really your golden time.That's what the present is. It's a little unsatisfying because life is so a little unsatisfying."

-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

 

1890년대에 도착한 애드리애나는 그곳에 계속해서 머물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과 애드리애나의 모습을 보며 깨달음을 얻은 길이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만, 끝내 그녀를 설득하지 못하고 둘은 이별하게 된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두 인물의 모습은 우리와 상당히 닮아있다. 그러나 동경에 갇혀 현실의 삶을 누리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길'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부족하고 이로 인한 결핍이 갈망을 만들어낸다. 어느 시대에 살든, 어느 나라에 살든,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불만족"은 고칠 수 없는 특성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점을 인정하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건 어떨까?

 

현실에 불만이 생기는 날,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통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찾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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