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욱진의 환경칼럼] 분리수거는 열심히, 충격적인 그 후의 실상

 

 

현재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자원고갈 등과 같은 여러 환경문제와 더불어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주제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이다. 그리고 교과서의 결론에는 항상 이런 말들로 끝맺어지고는 한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플라스틱과 같은 제품의 분리수거가 중요하다.", "플라스틱 원료 대신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제품을 사용해야한다." 라고.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어째서 개인의 플라스틱 제품 사용 제재만을 강조하는 걸까? 플라스틱 폐기물은 원활히 잘 처리되고 있는 걸까? 라는 의문말이다. 물론 개인의 플라스틱 남용을 억제하라는 문구는 있어야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개인의 플라스틱 사용 제재에만 신경을 써서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과정에는 주목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분리수거는 이제 많은 사람이 신경쓰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열심히 분리수거를 했다고 하더라도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우리는 분리수거 이후의 쓰레기들의 길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폐기물 협회에서 발표한 2018년까지의 쓰레기 처리율이다. 저 월등하게 높은 초록색 그래프가  재활용률이다. 87.1% 로 예상외로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명성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플라스틱 관련 환경문제를 뉴스, 책 등에서 자주 접하고 길을 거닐다가 편의점 얼음컵이 길바닥에 정중하게 놓여있는 걸 보면 우리나라는 쓰레기 처리가 잘 안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 87.1% 라는 수치는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재활용 시스템의 큰 틀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쓰레기 수거는 각 지자체가 하며 그 후에 쓰레기를 어느정도 공공기관에서 분리한 후에 재활용이 필요한 폐기물은 정부에서 선정하여 지원금을 주는  민간 재활용 업체에 부탁한다. 저 87.1%는 우리나라 정부가 민간 재활용 업체에게 넘기는 폐기물을 집계한 것이다. (참고: https://www.nocutnews.co.kr/news/5159798)  폐기물을 재활용 하는 업체에 넘겼으니 저 87.1%라는 수치가 맞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민간 제활용 업체에서 넘겨받은 쓰레기를 전부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저 수치는 실제 재활용률이 아니라 분리수거율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민간 업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로, 환경부에서 대략 추산하기론 재활용 폐기물 선별 과정에서만 재활용이 불가능한 잔재물이 39%정도 나온다고 한다. 이마저도 전체 선별장이 아닌, 공공선별장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을 낸 수치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쓰레기가 재활용 부적합 판정을 받고 매립되거나 소각된다는 (참고: https://www.nocutnews.co.kr/news/5159798)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가장 고질적이면서 큰 문제는 민간 대활용 업체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이다. 재활용 분리배출량의 70%를 처리하는 민간 업체의 자료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가 2019년 5월 8일 환경부와 전주지방검찰청과의 합동수사 결과, 2015년부터 3년간 선별 업체와 재활용업체가 서로 공모해 재활용 실적을 허위로 제출한 것이 적발된 것이 밝혀졌던 사례 (참고:https://news.joins.com/article/23608669) 가 존재한다.

 

재활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는 또 있다. 정부의 감시망 바깥에 있는 민간 업체들 대다수가 재활용에 인력과 비용을 투입할 여력이 안 되다보니 분리수거를 잘해도 재활용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민간업체는 수익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재활용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거나 재활용을 해도 수익이 안되는 물건은 소각하게 된다. 비닐의 경우도 원래는 민간업체에게 소득이 되어왔기 때문에 재활용을 했지만 이제는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소각장으로 보낸다고 재활용 수거 선별업체 관계자가 전한 바 있다. 종이도 마찬가지다. 비닐을 씌운 잡지 표지나 내부를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한 일회용 커피컵·우유팩 등은 재활용하기 어렵다. 재활용하려면 화학 처리를 거쳐야 한다. 재활용하더라도 두루마리 휴지나 페이퍼타월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으로만 쓴다. 국내에서 한 해 약 200억 개의 일회용컵이 쓰이는데, 이 중 5∼10%만 재활용되는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출처:https://news.joins.com/article/23608669)

 

사실 이러한 재활용 문제는 최근에 더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외국과 관련이 있는데 그 동안은 재활용이 어려운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중국 등으로 수출하며 수익성이 있었기 때문에 민간 업체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담당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 1월부터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을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쓰레기들은 재활용 원료를 보낸다는 명목으로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로 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국가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보내진 것이 아니라 민간업체가 불법으로 보낸 것이다. 이에  2018 11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불법 수출된 한국발 폐기물의 반송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참고: https://www.nocutnews.co.kr/news/5159798) 한국에서도 제대로 처리되지도 않는 쓰레기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제대로 처리될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른 나라로 쓰레기를 떠넘기고 있는 상황을 보면 그냥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는 그래프로 보이는 수치와 많이 다른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재활용률 87.1%의 청정국가에서 살고 있는 거승로 묘사되지만 현실은  정부 지원금만 노리고 재활용률을 조작하거나 재활용 쓰레기를 다른 나라로 보내버리는 민간 기업이 들끓는 곳에서 살고 있듯이 수치와 현실 사이에는 많은 괴리가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가 수치에만 속고 산다면  현실의 문제를 놓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진짜 현실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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